#29일 서울 서초구 넥슨 아레나. 이날 오후 6시 열리는 '2020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3주차 경기를 보기 위해 관람객이 몰려들 예정이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리그를 관람하는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오후 2시부터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근무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함과 동시에 관람객 전원을 대상으로 체온 체크, 손세정 실시, 마스크 배포의 절차를 거치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의 확진자 수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게임 업계도 행사를 줄이거나 중국 출장을 전면 중단하며, 임직원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2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대형 게임사를 포함한 게임사들은 임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미루고, 중국 관련 미팅을 미루는 등 임직원 보호를 위한 대응에 나선다. 관람객이 모이는 e스포츠 일정도 무기한 연기해, 유저들을 위한 게임 행사 진행에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최근 텐센트 e스포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달 5일 열릴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리그 '2020 LPL 스프링 리그' 일정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크로스파이어 프로리그인 'CFPL 시즌15' 및 'CFML 시즌7' 결승전 일정도 미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유저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다.
'2020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e스포츠 개막전 이미지. / 넥슨
e스포츠리그 진행을 앞둔 넥슨은 예방을 위해 내부에서 긴밀하게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는 카트라이더 e스포츠 대회에서는 사전 방역,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체온 체크 등 전방위로 대응에 나섰다.
중국 '국민 게임'으로 불리는 1인칭 슈팅(FPS) 게임 '크로스파이터'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도 중국 프로리그 결승전이 텐센트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텐센트에서 잠정 연기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내달 5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리는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준비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각 층마다 손소독제나 마스크를 배치하고, 당분간 해외출장을 자제토록 조치하고 있다.
넷마블은 각 층마다 손소독제와 마스크, 온도계를 배치하고, 사내 지하 1층 헬스케어센터 상주 보건 관리자를 통해 수시로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지역 출장이나 방만, 기타 해외지역 출장도 자제토록 당부했다. 엔씨소프트는 또한 사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물품을 비치하고 예방수칙 및 이상증상 발현 시 행동절차(수칙)에 대해 안내했다.
중국에 지사를 둔 위메이드는 중국 출장을 제한하고, 지사 직원들도 재택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현재 중국 출장이 예정되거나 준비하고 있지 않다"며 "중국 현지에 기부나 구호 물품 지원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지속적 인기를 끄는 대표 지식재산권(IP) '뮤'를 보유한 웹젠 또한 중화권 출장을 모두 중지했고, 그 외의 해외 지역 또한 신중한 검토를 통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도 중국 지역 출장을 금지하는 대신 가급적 화상회의나 이메일, 메신저 등으로 대신할 것을 권고했다. 또 13일 이후 중국 지역을 다녀온 출장자는 보건소나 병원에서 검사를 받게 안내하고, 이상이 없을 시 출근토록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이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확산될 경우 오프라인 행사나 이용자 초청 행사 등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넥슨은 2015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메이플스토리2 론칭 페스티벌' 오프라인 행사를 전면 취소한 바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은 당장 생산해야 하는 물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이나 여행업계 등과 달리 타격이 크지는 않지만 중국과 관련된 e스포츠 등의 행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