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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홍경한의 시시일각] 취소 가능성 커진 '아트바젤 홍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국내외 문화예술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영화 '컨테이젼'(Contagion, 2011)에서처럼 박쥐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퍼지며 사망자와 감염 지역이 늘어나는 현실의 불안과 공포가 예술계를 강타하고 있는 셈이다.

1년 이상 준비한 전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관람객 감소와 수익 저조로 이어지면서 열악한 재정의 기획사들을 비롯한 유통 관계자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른 국내 상황도 걱정이지만, 한국 컬렉터들이 많이 찾는 외국의 주요 전시들 또한 바이러스가 몰고 온 한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술장터인 '아트바젤 홍콩'이다. 홍콩아트페어를 인수해 2013년 처음 문을 연 아트바젤 홍콩은 이후 아시아권 최고의 국제 예술 행사로 자리 잡았다. 2019년엔 35개 국가에서 242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당시 수많은 컬렉터를 포함해 약 9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고, 약 1조원의 추정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오는 3월 17일 개막해 21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인 아트바젤 홍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두려움으로 인해 취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주최 측은 계획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홍콩을 둘러싼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25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홍콩은 중국 본토를 오가는 대중교통 운행 횟수를 대폭 줄였고, 본토 개인 관광객에 대한 신규 비자 발급도 미뤘다. 바이러스 확진자가 15명으로 불어나자 캐리 람 행정장관은 4일부터 중국 본토와의 육상 및 해상 국경 통과점을 두 곳만 남기고 모두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홍콩 공공의료 노조는 국경 전면 폐쇄를 요구하며 3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중국과의 접경 지역이 전면적으로 봉쇄되지 않으면 신종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으로 홍콩 내 의료 시설과 인력마저 부족해질 수 있다면서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중국 본토 관광객에 대한 비자발급 제한과 국경 폐쇄조치는 중국 거부들의 지갑에 눈독을 들여 온 아트바젤의 입장에선 매우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그들이 채워주었기 때문이다. 애초 홍콩을 아시아 공략 거점으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중국인들의 입국을 거부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전시장 밖에서 이뤄지던 거래의 폭마저 줄어들게 됐다.

문제는 아트바젤 행사를 취소해달라는 참여 갤러리들의 요청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트바젤을 주관하는 MCH 그룹은 이미 8개월에 걸친 반중 민주화 시위 여파로 개최를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는 주문을 받아온 상황이었다. 민주화 시위에 대한 도덕적 참여라는 명분도 있었지만 과거 같지 않은 경제적 측면도 고려됐다.

여기에 지난달 말 일부 갤러리는 주최 측에 서한을 보내 행사 취소를 주문했다. 내용에는 공중보건 위생이 위험해진 현실에서 전시회를 진행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목소리가 담겼다. 더구나 일부는 아트바젤 홍콩 개최 여부와 상관없이 홍콩 지사를 철수시켰고, 자체 전시를 중단했다. 심지어 아트바젤의 주요 후원사인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직원들이 중국으로 여행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홍콩에 있는 2500명의 직원에게 당분간 집에서 일하도록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화되고 있는 홍콩 시위에 대한 우려로 참가 의사를 거둬들인 갤러리들이 나타난 형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대내외적 환경 악화, 그에 따른 유력 갤러리들의 이탈 가속 및 개최 철회 요청은 아시아 최대 미술축제의 향방에마저 영향을 주고 있다.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걱정과 불안은 국내는 물론 지구촌 미술계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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