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조원태 회장 편에 선 '이명희 고문·조현민 전무'
-'31.98% VS 33.45%'…주총 결과 '알 수 없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구축한 '반(反)조원태 연합'에 맞서, 한진그룹을 지키기 위해 총수일가가 뭉쳤다. 지분싸움에서 불리했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현 한진그룹의 경영체제를 지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공동입장문을 낸 데 따른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반 조원태 연합'을 구축하고 나선 바 있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는 공동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저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조 전 부사장이 최근 '반 조원태 연합'을 구축한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원태 회장의 손을 맞잡으며, '지분 확보'를 위한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17.29%), 반도건설(8.20%)와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면서 '반 조원태 연합'의 지분은 31.98%가 됐다. 또한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이번 입장문을 통해 현 경영체제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며 조원태 회장은 최대 33.45%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조원태 회장은 현재 한진칼 지분 6.52%만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지분과 함께,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과 우호지분 카카오(1%)까지 포함하면 33.45%가 된다. 반 조원태 연합에 단 1.47%포인트 차이로 우세한 것이다. 아직까지 조원태 회장의 지분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이는 기관투자자 및 개인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어 향후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 주총의 결과를 가늠하기는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