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의 본격 확산기에 들어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매출 증가, 영업이익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5G 가입자 증가로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5G 망 구축 등에 막대한 설비투자가 이어지고, 5G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출혈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는 올해부터는 5G 시장 안정화가 이뤄져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발표한 연간 실적에 따르면 3사의 지난해 총 매출은 54조46777억원, 영업이익은 2조9472억원으로 집계됐다. 각 사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8% 가량 줄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7조7437억원, 영업이익 1조1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 줄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12조3820억원, 영업이익은 6862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은 5.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4% 줄었다. 전날 성적을 공개한 KT는 매출 24조3420억원, 영업이익 1조15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은 3.8% 늘고, 영업이익은 8.8% 감소했다.
이동통신 3사의 매출 효자는 미디어·콘텐츠 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IPTV) 사업 매출은 프리미엄 가입자 확대 및 콘텐츠 이용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7% 증가한 1조29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가입자 순증 46만4000명을 달성해 누적 IPTV 가입자 519만명을 확보했다. KT 또한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13.5% 증가한 2조7400억원을 기록했다. IPTV '올레TV'의 전체 가입자는 지난해 연간 50만명 순증해 835만명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IPTV 수익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1조323억원을 기록했다. IPTV 가입자는 전년 대비 45만8000명, 11.4%가 증가하며 447만7000명을 기록했다.
각 사들은 올해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신규 미디어·콘텐츠 사업에도 투자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케이블TV 티브로드와의 합병법인을 오는 4월 30일 출범하고, OTT '웨이브'의 글로벌 진출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법인은 올 4월30일 출범을 위해 양사 주주총회 등 후속절차 진행 중"이라며 "800만명 이상 유료방송 사업자로서 매출규모 4조원 이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사 OTT 서비스 웨이브는 2023년까지 매출 5000억원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KT도 자사 OTT '시즌'이 2주 만에 유료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며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추천, 초고화질 콘텐츠 등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에 성공해 유료방송 시장에서 KT에 이은 2위에 올라섰다.
최창국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그룹장은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독점 계약으로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며 "향후 출현가능한 다른 OTT 플랫폼 사업 전략 관점에서 오픈된 자세로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선 수익도 5G 가입자 추세에 힘입어 소폭 증가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무선 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0.2% 증가한 6조9707억원, 1.4% 성장한 5조516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부터는 데이터 사용량 증가, 5G 가입자 증가 추세에 힘입어 무선 매출 수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막대한 5G 설비투자와 마케팅 비용은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꼽혔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 한 해 설비투자(CAPEX)에 집행한 금액은 총 8조7800억원에 달한다. 각 사 별로 SK텔레콤은 전년 대비 37.1% 증가한 2조9154원, KT는 같은 기간 65% 증가한 3조2568억원,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86.7% 늘어난 2조6085억원을 기록했다.
이동통신 3사는 올해는 마케팅 출혈 경쟁을 지양하고, 5G 시장 안정화를 추진해 수익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무선사업(MNO)과 신 사업을 양대 성장 엔진으로 삼고, MNO 이익을 턴어라운드해 올해 연결 매출을 19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올해 자회사 IPO(기업공개)를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 할 방침이다.
KT는 AI 역량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과 사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5G 융합 서비스도 AI를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도 올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을 통해 모든 사업영역에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나선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올해는 소모적인 획득비 경쟁을 지양하고 전 사업에서 고객경험 혁신을 통한 서비스 차별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