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베일에 싸인 '3자 동맹' 주주제안 공개
-전문경영인·사외이사 등 추천 후보…'초미의 관심사'
14일 '반 조원태 연합'이 주주제안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소액주주를 사로 잡을만한 인사인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선공으로 시작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절정에 치닫고 있다.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 지분 확보의 관건인 '주주제안'이 양측 모두 공개되기 때문이다.
이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주주친화정책 등 패를 모두 꺼내보인 상황에서, 조 전 부사장 측이 어떤 '한 수'를 내놓느냐에 따라 주총의 향방이 갈릴 가능성도 있다. 이에 '3자 동맹'이 내놓을 전문경영인·사외이사 후보가 주목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27일 열릴 예정인 한진칼 주주총회에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 등 '3자 동맹'은 이달 14일 주주제안을 내놓는다. 주주제안은 주총이 열리기 6주 전까지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전자투표제·전문경영인제·일반주주 사외이사 추천제 등이 대표 안건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인사를 전문경영인·사외이사로 추천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소액주주의 선택이 중요해진 만큼, 인물 선정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주총이 열리기 전부터 양측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2월 조 전 부사장은 먼저 "조원태 회장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며 선제 공격에 나선 바 있다. 또한 지난 6일과 7일에는 대한항공과 한진칼이 이사회를 열고 조 전 부사장이 주력해왔던 호텔 사업을 정리해 경영 복귀를 차단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이어 '3자 동맹'은 한진그룹의 경영개선책을 놓고 "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대책"이라며 견제했다.
현재까지는 조원태 회장의 지분이 근소한 차이로 우세하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6.52%에 불과하다. 하지만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를 비롯해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과 우호지분 카카오(1%)까지 하면 33.45%가 된다. 반면 '반 조원태 연합'이 보유한 지분은 31.98%다. 단 1.47%포인트 차이로 조 회장 측이 우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국민연금 등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다만 당초 예상과 달리, 국민연금이 한진칼 지분을 보다 적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액주주가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4.11%다. 그러나 5% 이하 지분에 대해서는 공시 의무가 없어 그 이후 국민연금의 지분 추이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단 2.9%만을 보유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 측은 이미 앞서 소액주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주주친화정책을 내놨다. 송현동 부지·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매각 등으로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 선출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등 경영투명성 강화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해야한다"는 조 회장의 경영이념 등으로 인해 소액주주의 표심이 이미 조 회장 측으로 기울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3자 동맹'이 14일 전문경영인 및 사내·외 이사 후보 명단을 한진칼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5명을 추천할 계획이다. 다만 항공 전문가·관료 출신·금융권 인사 등 추천 후보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소액주주를 끌어올 만한 인물을 찾지 못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