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중구 써미트호텔에서 열린 '코로나19 서울관광위기관리TF 대책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도산 위기에 처한 관광업계에 긴급자금을 지원한다. 관광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영화 '기생충' 투어 코스를 개발하고 '안전한 서울' 홍보에 나선다.
서울시는 14일 코로나19로 위축된 관광시장 조기회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관광업계 동향에 따르면 대중국 단체여행 상품의 경우 아웃바운드(내국인 국외여행)는 95%, 인바운드(외국인 국내여행)는 74% 취소됐고 여행상품 문의나 신규예약이 전무한 상태"라며 "한-중 노선 운항은 약 70% 감소했고 MICE 행사 취소, 면세점 방문객 90% 감소 등 관광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시는 경영난을 겪는 관광업계에 특별융자, 공공일자리, 보험가입 등 재정 지원을 한다. 특별융자는 중소기업육성기금과 시중은행 협력자금 5000억원을 활용해 13개 은행을 통해 연 1.5% 고정금리로 제공한다. 오는 20일 서울시청에서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융자 설명회를 열고 실무상담부터 융자신청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시는 관광업 종사자 중 실직자와 무급휴가자에게는 공공일자리를 제공하고 서울소재 영세 여행사에는 외국인 단체관광객 안심보험 비용 일부를 보조한다.
아울러 시는 전시나 국제회의 취소를 줄이기 위해 12월까지 행사를 취소하지 않고 연기하면 기존보다 더 많은 지원금을 지급한다. 기업·인센티브 관광, 국제회의 지원금 조건도 완화한다.
시는 각종 SNS와 해외 매체를 통해 서울 관광의 안전성도 알리기로 했다.
긴급 구제 이후 시는 영화 '기생충' 투어코스 개발과 서울 국제관광산업박람회(SITIF) 개최에 나선다.
시는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 촬영지와 봉준호 감독 대표작 투어 코스를 개발하고 연계 이벤트를 마련해 한류 관광 상품화를 추진한다. 5월 열리는 국제관광산업박람회에서는 국내 관광 홍보와 함께 현장 면접 등을 통해 채용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 휴가비 지원 규모를 확대해 내수 진작에 집중한다. 또한 DMZ(비무장지대)와 가까운 파주, 철원 등 10개 시·군과 평화관광 공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계 투어를 추진한다. 서울 관광상품 개발비 지원액은 갑절로 늘리고 해외 여행사 상품개발 실무진을 대상으로 한 팸투어도 조기에 진행한다.
시는 한류를 활용한 글로벌 마케팅과 함께 아시아·중동으로 저변을 확대하는 관광시장 다변화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
현재 시는 서울관광진흥기금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부터 매년 50억원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마련해 서울관광 위기 대응과 관광업계 긴급 지원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 동대문 써미트 호텔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관광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관광업계와 유관기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써미트호텔은 중형 규모의 3성급 관광호텔로 단체 관광객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공실률이 60%를 넘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관광업계의 경영손실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서울시 차원에서 다각적인 지원 대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설중송탄(雪中送炭·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숯을 보낸다)의 마음으로 가장 먼저 중국을 방문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