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에 따른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격히 확산되며 항공업계 전체가 위기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 인수에 따른 효과는 고사하고 인수 자체도 가능할 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선 및 국제선의 비운항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도 알 수 없어, 이스타항공 인수에 따른 효과보다는 위험성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이스타홀딩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현재까지 이스타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2월 18일 공시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를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권을 발행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주식매매계약(SPA)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그러나 양해각서 체결과 함께, 지난달 9일까지 끝마치기로 했던 SPA가 여러번 미뤄지며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기존 1월 9일까지였던 주식매매계약 체결 시한을 지난해 12월 30일 공시를 통해 '1월 중'으로 연기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다시 '2월 중'으로 재공지해, 두 달 넘게 이스타항공에 대한 실사를 하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은 2월이 며칠 안 남은 시점에서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에 대한 실사가 늦춰지는 배경으로는 심각한 부채비율, 엄청난 항공기 리스료 등이 꼽힌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은 약 484.4%에 달하며 자본잠식률은 47.93%로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또한 이스타항공은 2018년 기준 1년 이내 6769억원, 5년 이내 1조9487억원 등 2023년까지 총 2조6256억원의 항공기 리스료를 지불해야 한다.
문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됐다는 데 있다. 중국 우한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을 포함한 대부분 국적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비운항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은 ▲대구-다낭 ▲인천-마카오 ▲대구-타이베이 등 중화권 노선을 일정 기간 운휴 하기로 했으며, 이스타항공도 ▲인천-다낭 ▲인천-나트랑 ▲인천-가오슝 등 대부분 노선에 대해 비운항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에 빠른 속도로 퍼지자 '인수 불발설'에 대한 확신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중국뿐 아니라 전 국제선이 운항 중지될 위기에 처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외려 경영난만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국가는 사모아·키리바시·홍콩·미국령 사모아·바레인·요르단·이스라엘 등 7개국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이스타항공 인수에 따른 효과는 불투명해졌다.
한편 양사는 이미 경영상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2일 위기경영체제에 들어갔으며, 이스타항공은 임직원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하고 한때 항공유가 공급 중단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비상경영체제에 따라 경영진이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했고, 내달부터는 임금의 70%를 보장하는 유급휴직 제도를 실시한다. 또한 이스타항공은 임직원 급여 40% 지급에 대해 '최소한의 회사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생각보다 비싼 이스타항공의 비행기 리스료 등이 파악된 상황"이라며 "생각보다 지분 구조가 복잡했다. 이런 부분도 나중에 탈이 없도록 좀 더 꼼꼼하게 검토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도 크게 반박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 이슈 때문에 생각보다 본업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게 얼마나 장기화 될지 알 수 없어, 인수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단 얼마나 업황이 빨리 안정화 되느냐가 관건"이라며 "너무 장기화되면 쉽지 않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것만 아니면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안 좋은 이스타항공의 체질도 개선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 아니냐라고 받아들이고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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