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은 거의 없고 외국인은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
-항공사·공항 내 상인들 모두…'코로나19'에 심각한 타격
"환전하러 오는 손님이 거의 없다. 코로나 이전에 손님이 100명 있었다고 하면, 지금은 같은 시간대에 한 5%밖에 없다. 진짜 없다."
인천국제공항 내 환전소에서 여행객을 주 손님으로 맞이하는 직원 김 모씨의 말이다. 그는 이곳에서 환전소를 들르는 이들 대부분이 내국인이라고 밝혔다.
2월 28일 찾은 인천국제공항은 수용인원 기준 '전세계 3위 국제공항'이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한적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의 수용능력은 7700만명으로 전세계 공항 중 네 번째로 가장 많다. 그러나 한참 출입국 수속 절차를 밟기 위한 이들로 붐벼야 할 체크인 카운터에는 몇몇만이 그 앞을 서성거릴 뿐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한국 또한 그 영향을 피해가지 못한 탓이다. 인천국제공항 내 한산함의 이유를 증명하듯, 모든 직원과 탑승 대기자 등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곳곳에 비치된 손소독제도 눈에 띄었다.
공항철도부터 제1여객터미널까지 이어진 통로에는 빗소리에 단조로운 캐리어 끄는 소리가 섞여 울려퍼졌다.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대기 중이던 이들 사이로 한국어는 곧잘 들을 수 없었다. 대부분이 출국을 위해 탑승을 기다리는 외국인이었다.
중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던 한 한국인은 "현재 학업 때문에 중국에 거주 중이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걱정은 되지만 어쨌든 학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상황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 22일 이스라엘이 처음 한국인의 입국 금지를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항공 여객 수는 대폭 줄었다. 입국 금지 이전인 지난 21일 기준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송은 10만5064명이었으나, 28일 기준 6만7072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일주일 사이 국내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더 커졌고, 이와 함께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시킨 국가가 78개국(3월 1일 기준)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항공 운항 편수도 출도착 도합 849편에서 768편으로 줄었다.
문제는 당장 이렇다 할 자구책을 마련할 수 없는 항공사들이다. 한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짐 부치는 곳'은 줄 안내선만 있을 뿐 탑승 전 짐을 맡기기 위해 줄을 선 이는 없었다. 짐을 부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의 탑승객도 없다는 방증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탑승객의 수하물 위탁을 돕고 있는 직원 신 모씨는 "확실히 탑승객이 많이 없긴 하다. 2월 초반과 비교했을 때, 절반 이상 줄었다"며 "그래서 몇몇 항공사들도 비운항에 들어갔다. 특히 내국인은 진짜 없다. 외국인은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는 분들이 많고, 다른 나라로 간다고 하시는 분들은 아예 없다"고 밝혔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자 결국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지난 28일 공동 건의문을 냈다. 이들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해 정부의 긴급 금융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6개 국적 저비용항공사는 ▲무담보 및 장기 저리 조건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공항사용료 및 세금의 전면 감면 조치 시행 ▲고용유지 지원금 비율 한시적 인상 등 정부 차원의 3가지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한국인 입국 금지 국가가 늘며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항공사뿐만이 아니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여행객을 주요 고객층으로 하는 음식점, 카페 등 상인들도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었다.
제1여객터미널 푸드코트 내 한 직원은 "지금 (항공 이용객이) 많이 줄어 매출이 거의 반 이상이 줄었다. 여기는 공항이라 출입국 하시는 여행객들이 주요 손님층이다"며 "원래 외국인과 한국인 모두 많이 오신다. 그런데 지금 아예 출국 수도 줄고 입국자 수도 거의 없기 때문에 많이 심각한 편이긴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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