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윌슨 지음/김하현 옮김/어크로스
과거에 비해 풍족한 시대라지만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의 질은 떨어졌다. 사람들은 짭짤하고 기름진 스낵, 설탕을 입힌 시리얼, 한 번도 발효된 적이 없는 빵, 다양한 빛깔의 가당 음료, 일반 요구르트보다도 설탕이 많이 들어간 '건강 요구르트'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돼 있다.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이는 줄었지만 비만, 당뇨병, 심장병 같은 성인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아보카도 치즈 토스트'와 같은 식생활은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책은 잡식동물인 인간의 식사가 '열량은 높고, 영양은 낮게' 망가져 버린 원인을 파헤치며 식품 선택의 경제학을 보여준다.
우리가 가진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식사의 선택지가 갈린다. 식품기업들은 노동환경, 삶의 질, 복지수준 등 경제적 격차가 벌어진 틈새를 파고들었다. 이들은 인간의 본능을 이용해 사람들이 더 맵고, 더 달고, 더 짜고, 더 자극적인 음식을 찾도록 갖은 방법을 동원했다. 그 결과 우리의 입에는 '쓰레기에 가까운' 음식이 들어오고 있다. 책은 형편없이 값싼 공장제로 전락한 빵, 시리얼·인스턴트 라면·탄산음료와 같은 초가공식품이 범람하는 현실을 짚는다.
비 윌슨은 음식을 시장 원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좋은 음식은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가 식품 품질 규제에 돈을 쓰는 것은 낭비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개인의 문제지만, 국민의 식습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세상은 부유해졌지만 매일의 식탁은 가난해진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516쪽. 1만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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