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대문구에서 사는 A씨는 최근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사기 위해 40여분 간 줄을 서서 기다리다 짜증이 났다.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줄 가운데 끼어들려고 막무가내로 비집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A씨와 할머니 모두 마스크가 다 떨어졌다는 말에 빈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날 오후 A씨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재고가 남아있는 다른 약국에서 결국 마스크를 구할 수 있었다.
A씨는 "젊은 사람들은 앱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그 분은 아니겠구나 싶어 아차했다"며 "마스크를 못 구하고 돌아가시는 힘없는 뒷모습이 자꾸 떠오른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이후 디지털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확연히 수면 위로 드러난 문제가 있다. 디지털 정보격차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마스크 공급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마스크 정보 앱, 확진자의 동선을 알려주는 알림 앱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스크 판매처와 재고 정보를 제공하는 '굿닥'은 무료 다운로드 1위를 지키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다양화돼 있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에 서툰 고령층과 사회적 취약계층은 자연스럽게 정보에도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자동으로 주문하는 키오스크가 늘어나며, 기계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들은 쭈뼛대며 그냥 나가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9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4대 취약계층(장애인, 저소득층, 고령층, 농어민) 중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활용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지식정보사회로 급격하게 진행하며, 정보격차의 양성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정보소외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그 격차를 더욱 늘린다. 원하는 정보를 획득하고 가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제약하고, 기회의 불평등을 유발해 사회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 특히 이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마땅히 알아야 하는 정보를 얻지 못해 건강에도 위협을 받을 수 있어 위험하다.
디지털 취약계층, 특히 고령화를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고, 힘없이 돌아가는 소외계층이 없도록 법률과 제도망을 촘촘하게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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