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두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이달 2일부터 2주간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기간이 학교 개학 전인 내달 5까지로 연장됐다. 잠시 멈춤 캠페인에 동참한 시민들은 자율적 자가격리 노하우를 이웃에게 소개하며 코로나19 사태에 슬기롭게 대응해나가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시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6명 늘어난 336명으로, 신규 확진자의 83.3%(5명)가 해외접촉 관련 감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흘간 서울시의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보면 해외접촉 관련 확진자만 22일 30%에서 23일 50%, 24일 83.3%로 늘었고 지역 사회를 통한 집단감염은 줄고 있다.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힘을 보태면서 서울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잦아들고 있다.
잠시 멈춤 캠페인에 함께하고 있는 주부 김모 씨는 "요즘 우리 애가 주말에 화과자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며 "인터넷에서 보고는 재료를 사달라고 하길래 사줬더니 3시간 정도를 투자해 화과자를 완성했는데 제법 잘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덕분에 우리집 간식으로 화과자가 등장했다"면서 "주말마다 냉동실이 채워진다"며 즐거워했다.
개학 연기와 재택근무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부모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놀이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거울이나 도자기 그릇에 유성 보드마카로 단어를 적은 다음 물을 부으면 글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과학 놀이를 했다"며 "다이소에서 천원 주고 구입한 보드마카로 아이와 한시간 재미나게 놀았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쿠팡에서 젤리가루랑 몰드, 초코만들기 키트 등을 사서 다양한 놀이를 하며 답답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20~30대들은 취미 찾기에 나섰다. 서대문구 신촌동에 사는 최승하(32·가명) 씨는 "약속도 취소되고 집에만 있기 심심해서 SNS에서 유행하는 건 한 번쯤 다 시도해봤다"며 "달고나커피, 수플레 오믈렛, 포켓팅(감자(Potato)와 매표(Ticketing)를 합친 신조어)까지 안 해본 게 없다"고 말했다. 최 씨는 "천 번 주물러 만드는 우유아이스크림만 하면 도장깨기 완성"이라며 "근면 성실한 민족답게 코로나에도 투두 리스트(할일 목록)가 끊임없이 생성돼 재밌다"며 활짝 웃었다.
취업준비생 이정현(28) 씨는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기가 좀 꺼려져서 자취 식량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파랑 루꼴라를 기르는데 잘 자라서 기쁘다. 다음에는 방울토마토랑 바질도 키워볼 생각"이라며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공채가 안 떠서 불안했는데 식물 기르기 같은 취미가 생겨 잡념을 떨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직장인들은 잠시 멈춤 기간에도 자기계발에 몰두했다. 회사원 정모(34) 씨는 "이번 코로나 사태 때 사람들이 대거 잘려나가는 걸 보면서 위기감을 느꼈다"며 "나만의 무기를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씨는 "학교 졸업하고 한 번도 안 봤던 문법책도 다시 사고 영어 쉐도잉을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 '양킹'도 구독하면서 따라 하고 있다"며 "영어 외에 재테크도 공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학교 개학 시기인 4월 5일까지 시민들에게 최대한 집에 머무를 것을 당부하는 등 강도 높은 잠시 멈춤 캠페인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민 행동 지침으로 ▲모임 연기·취소 ▲유증상 시 출근 금지 ▲매일 소독·환기 ▲불필요한 외출 자제 ▲2m 건강거리 유지 ▲개인위생수칙 준수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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