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9일부터 고3과 중3 학생들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다. 감염병 확산 우려로 대한민국 역사상 첫 랜선 개학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민들은 오프라인 개학 후 안전한 학교 생활을 위해서는 교실 환경 개선, 2부제 등교, 자율학기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8일 서울시의 정책 제안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는 코로나19 대응 오프라인 수업과 관련해 총 54건(오전 기준)의 시민 의견이 접수됐다.
유치원생 학부모 이진원(이하 가명) 씨는 등원 시 체온 재기, 마스크 쓰기, 손씻기 생활화하기, 수업 전·후 교실 방역 등을 제안했다. 이 씨는 "3월 한 달 가정돌봄 기간 동안 아이가 친구들과 선생님을 보고 싶어 하고 비슷한 일상에 답답해해 개학을 하길 바랐지만 코로나가 심각 단계라 걱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많은 분들의 현명한 대안으로 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본다"고 덧붙였다.
시민 최승현 씨는 "등교 후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실시해야 한다"며 "마스크를 벗고 점심을 먹으면 감염 위험이 있으니 월~토 등교로 4교시 후 집에 가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수업을 마치고 조속히 귀가토록 지도하고 집에 왔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연락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서울시가 주말 현장예배를 강행하는 종교시설에 권고한 감염병 예방 수칙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시는 교회가 지역사회 집단감염의 연결고리로 작용하자 지난달 20일 ▲교회입장 전 발열 등 증상 확인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 ▲2m 거리 유지 ▲예배 전·후 교회 소독 ▲식사 제공 금지 ▲예배 참석자 명단 및 연락처 작성 등 7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으면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박종민 씨는 "체육, 음악 등 활발한 활동을 해야 하는 과목은 동영상과 숙제로 대체하고 천식이나 폐가 약한 기저질환자는 등교에 상관 없이 EBS 시청 등으로 출석 처리를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질 수 있도록 교실 환경을 전면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근호 씨는 "학교는 집단생활을 하기에 전염병에 매우 취약하다"며 "가용한 모든 공간을 확보해 아이들을 소규모 집단으로 분리,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강당, 체육실 등 대형 공간에서는 이동형 간이칸막이를 활용해 소그룹으로 활동하면 학습·상담 지원에도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두 아이를 둔 학부모인 유한나 씨는 "책상과 책상 사이의 간격을 넓히고 학교 입구에 열 감지기를 배치해야 한다"면서 "급식실에 투명한 아크릴 격벽을 설치해 반대편에 앉은 친구와 안전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체 54개 제안 가운데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수업을 나눠 진행하자는 의견이 가장 우세했다. 이정우 씨는 "어린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이 쉽지 않고 부모도 상주해야 하므로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분리해서 학교 수업을 했으면 한다"며 "아이들도 너무 집에만 있으니까 학교에 가고 싶어 한다. 부모들의 육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집은 전쟁터가 돼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업 2부제를 보완해 반별로 등교 시간을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학교 가는 시간에 20~30분간의 차이를 둬 수업 후 쉬는 시간과 점심 배식 때 학생들끼리의 밀접접촉을 피해 감염병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청원자는 "최악의 상황으로 확진자가 발생했을 시 옆 반 학생까지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 조한철 씨는 자율학기제 도입을 촉구했다. 그는 "학생들 간 접촉은 자연스러운 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급식실을 개선해도 이동수업과 식음대 등을 통한 감염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조 씨는 "학생들이 긴급 자율학기제 기간 동안 본인이 경험한 일을 에세이로 작성, 코로나 극복 노하우를 공유하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시가 지난달 28~30일 서울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관련 주요 이슈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95.7%는 개학 후 학교 내 집단 감염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오프라인 개학을 대비해 학교 내 감염 방지를 위한 준비사항으로는 예방수칙 교육 및 준수가 39.3%를 차지해 1위로 꼽혔다. 학생 간 접촉 최소화(27.1%), 학생과 직원의 증상 유무 체크(14.3%)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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