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수출사업부의 직원 10%인 22명 권고사직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 의류벤더 섬유 산업을 살려달라"는 청와대 청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를 덮치면서 내수 소비 위축에 더해 수출길까지 막히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의류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덮쳤다.
코로나19로 '패닉'을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 의류를 수출하는 업체들은 수출사업부를 중심으로 인원 감축에 나섰다.
◆수출길 막혀…10% 사직
미국과 유럽의 패션 매장이 한 달 넘게 영업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주요 패션 바이어의 주문 취소와 선적 보류를 단행했고, 의류벤더사와 수출사업부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
해외 바이어 주문 취소 여파에 신성통상은 최근 의류 벤더사업담당 수출사업부의 직원 22명을 권고사직 처리했다. 수출사업부 전체 직원은 220명인데 10% 넘는 인원이 사직했다. 권고사직 직원에 자발적으로 퇴사한 7명을 포함하면 30명이 회사를 나갔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지난해 주문이 3억5000만 달러였지만, 올해 들어 2억 달러가 취소되면서 어쩔 수 없이 권고사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탑텐·지오지아 등을 브랜드를 운영하는 신성통상은 패션 매출 중 30%는 해외 물량이다. 현재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공장은 모두 문을 닫았고, 재가동 시기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3대 의류수출 벤더사도 '휘청'…계약직 전원 퇴사
그중 국내 3대 의류수출 벤더사인 한솔섬유 내부에서도 희망퇴직설이 번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섬유는 최근 내부에서 특히 수출 중심 부서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아직 인원 감축이 본격 시행되고 있진 않지만, 계약 직원은 해고 통지를 받았다. 지난주 금요일까지 계약직원은 모두 퇴직했고, 일부 부서에선 무급휴가 얘기까지 나온 상황이다.
한솔섬유 관계자는 "인원 감축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매출 회복이 어려운 부서에선 일부 인원감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직 해고 통보와 관련해 "계약직원 채용 시 정규 전환까지 생각하고 뽑는 편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직원 채용을 미뤘다"며 "이번은 오히려 기존 기간보다 연장근무가 이뤄졌으며, 사전 공지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더욱 본격화
한솔섬유 외에도 최근 유니클로의 '이메일 오류 발송'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패션업계 구조조정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했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배우진 대표는 이달 2일 구조조정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사내 인사부문장에게 보내려다 오류로 전 직원에게 잘못 발송했다.
미국 수출 비중이 80~90% 넘는 한세실업은 지난주부터 비상경영대책협의에 들어갔다. 기존 인력 감축은 단행하지 않지만,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진행했던 공채는 1차 면접을 앞두고 돌연 중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유로 들었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여파로 보고 있다.
패션 대기업 중에서는 LF가 선제적으로 임원 급여 30%를 삭감하는 조치를 내렸다.
그 밖에도 패션그룹 형지의 학생복 업체 형지엘리트가 본사 직원 40명 중 5명을 감축했고 브랜드 업체 형지I&C는 일부 직원에 대한 무급휴직을 실시 중이다. 의류 전문기업 신원도 해외사업부를 축소하고 직원 7명을 정리해고했다. 의류 수출업체 풍인무역도 이달 초 직원의 50% 이상에 대해 무기한 무급휴직을 통보하고 권고사직을 요구해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패션업계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확산하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 의류벤더 섬유 산업을 살려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1만 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거 주문 취소가 잇따르고 동남아에 있는 공장은 라인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 사태 수습이 늦어질수록 회복이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패션업계 구조조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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