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유동성 위기 놓인 대한항공, 유휴자산 매각으로 퇴로 찾나
-대한항공,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8163억원'…리스부채만 1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면초가'에 놓인 대한항공이 자산을 매각하며 퇴로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지난 13일 유휴자산을 매각하기 위한 주간사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총알'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한진그룹이 이번에 매각하는 유휴자산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1만2246㎡) 등이다.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은 본계약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분석 및 매수 의향자 조사, 자산 가치 평가, 우선협상자 선정, 입찰 매각 관련 제반사항 지원 등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본계약 일정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만 말했다.
한진그룹이 이 같은 유휴자산 매각에 나선 데는 주력 사업인 항공업이 심각한 자금 유동성 위기에 놓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월 한진그룹은 지주사 한진칼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한항공 소유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연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도 매각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선 대부분이 비운항 조치되고, 국가 간 이동 제한에 따라 항공권 환불 요청이 대폭 늘면서 앞선 조치들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유휴부지의 매각 추진 일정을 신속하게 시행했다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해부터 현금성 자산이 감소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여행 보이콧, 홍콩 시위 장기화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8163억원으로 전년(약 1조5040억원) 대비 46%가량 줄었다. 그 가운데 현금은 9027만원으로 전년(1억3689만원)보다 약 34% 감소했다.
반면 대한항공이 갚아야 할 채무는 상당한 것으로 보여 우려가 제기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1년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리스부채만 1조5212억원에 달한다. 또한 여러 형태의 자산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자산유동화'에 따른 차입금도 6029억원이다. 이밖에 장단기 차입금도 합계 2조5957억원이며 갚아야 할 사채 잔액도 2조170억원가량이다.
현금 대비 부채가 상당한 만큼, 대한항공은 유휴부지의 추가 매각을 통해 현금 마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2월 한진칼 이사회에서 한진그룹은 LA소재 윌셔그랜드센터 및 인천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주력 사업인 항공업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만큼, 윌셔그랜드센터 및 하얏트 인천 등 추가 자산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마련 여부에 대해 "지금 진행하고 있는 건은 그 이전부터 얘기가 나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비핵심자산을 매각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고 하는 그런 의지를 갖고 있었다"며 "그러다가 코로나19가 터져서 지금 당장 유동성도 부족한 상황이 되다 보니 더 빨리 진행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추가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 자체가 없지는 않다. 그런데 순차적으로 할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진행해야 하는 건이 있으니, 조금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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