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선방한 도시 중 하나다. 인구밀도는 1제곱킬로미터당 1만6541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데 2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만694명 가운데 서울 발생 환자는 628명뿐이다. 이는 전체의 5.87%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 내에서도 강북구와 중구는 코로나 확진자가 각각 5명, 6명으로 매우 적다. 왜일까. 이 지역에 사는 노인들이 재택감금에 가까운 수준으로 자가격리를 하고 있어서다.
강북구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19.1%로 서울에서 가장 높다. 중구는 17.1%로 노인 비율이 3번째로 많다. 17.5%로 2위인 도봉구도 확진자가 9명으로 적다.
시장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집에 있기 너무 심심해 뒷산에 올라가 도토리를 주워다가 묵을 쒔다고 했다. 그리고 도토리묵을 조금 갖다 줄 겸해서 이웃에 사는 친구집에 놀러 갔는데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 어르신은 "코로나 때문에 위험한데 왜 왔냐"며 버럭 화를 냈다고 했다. 할머니는 눈치 없이 찾아간 자신을 탓했다. "우리는 (코로나19에) 걸리면 진짜 죽어"라면서 "그런데 교회도 오지 말라 하고 노인정도 다 닫아 버리고 참 쓸쓸하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인들은 코로나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 확진자 1만694명 가운데 80대는 483명으로 4.52%로 적은 편이지만 이중 113명이 사망했다. 치명률은 무려 23.4%로 이 병에 걸리면 5명 중 1명은 죽는다는 뜻이다. 70대도 마찬가지다. 70~79세 코로나 환자 707명의 10.04%인 71명이 세상을 떠났다. 노인들이 가족도 친구도 만나지 않고 두문불출하는 이유다. 다음달 5일까지라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이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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