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경영권 승계 1주년…그러나 지금은 '비상시국'
-재무구조 개선 등 이끈 조 회장…지금 남은 건 '코로나19' 숙제뿐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한 지 1년이 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최대 변수를 맞으며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고(故) 조양호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고 회장 자리에 취임한 지 이달 24일로 1년이 됐다. 앞서 지난해 4월 고 조양호 회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폐 질환으로 치료를 받던 중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별세한 바 있다. 이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사내이사였던 조원태 회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당시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각각 '땅콩 회항'과 '물컵 갑질' 사건으로 경영에서 물러나며 고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 회장이 자연스레 경영권을 승계한 것.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취임 후 최근까지 재무구조 개선·경영 투명성 강화 등에 나서 그 행보에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 먼저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세대 교체를 이루는 동시에 임원 수를 20% 이상 감축해 조직 슬림화를 꾀했다.
또한 사내 복장을 자율화하고 가구를 교체하는 등 임직원 복지 증진과 함께, 지난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도 직접 이끌며 적극적인 경영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조 회장은 현재 한진그룹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들을 진행 중에 있다. 이미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소유의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의 지분을 비롯해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파라다이스호텔을 매각하기 위한 주간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한 상태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제주 소재 직원 숙소 부지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조 회장은 대표이사가 맡도록 돼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한 바 있다.
이 같은 경영 행보에도 지난해 말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은 화합해서 공동 경영하라는 아버지 고 조양호 회장의 뜻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선공에 나서며 첫 위기를 맞았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잡고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을 결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안의 부결 가능성도 언급됐지만, 결국 조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주주연합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있고 아직 임시주총·내년 대한항공 주총 등이 남아있는 만큼 장기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원태 회장은 '주총'이라는 첫 고비를 넘자마자, '코로나19'라는 최대 위기를 맞닥뜨리게 됐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주력사업인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 대한항공은 실제 자금 유동성 위기에 놓이며 최대 1조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기간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코로나19 변수로 인해 조 회장은 경영 능력을 평가받는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한편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의 취임 1주년을 맞았으나 기념식 등 일체 행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상경영체제인 점 등을 감안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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