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주인들이) 보유세 제도를 피하고자 오는 5월 말까지 잔금과 소유권 이전을 끝마치려 하고 있다."
높아지는 보유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강남지역 아파트의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노리는 매수 대기자들의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거주 중인 50대 김모 씨는 보유세에 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뉴스에 '은마아파트'가 언급될 때마다 심장이 벌렁대는 기분이다"며 "은마아파트에 사는 게 무슨 낙인처럼 느껴진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아파트에 살면서 세금을 많이 내는 건 당연하다, 근데 일 년에 백만 원씩 오르는 것은 너무하지 않냐"고 답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보유세는 2017년 254만원에서 올해 511만원으로 2배가 올랐다. 내년 631만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지난 22일 반포동에 위치한 A 부동산 대표는 "세금 부담을 피하고자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증가했다"고 했다. 이어 "(집주인들이)6월 1일부터 시행되는 보유세 제도를 피하고자 5월 말까지 잔금을 받거아 소유권 이전을 끝마치려 하고 있다"며 "매수자에게 수 천만원 가까이 되는 가격을 조정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보유세의 납세 의무가 성립된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5월 31일까지 잔금을 받거나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이 완료되면 보유세 폭탄을 피할 수 있어 세금을 줄이기 위한 급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노리는 매수 대기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집을 빨리 팔아달라는 집주인과 급매물을 찾는 매수 대기자의 문의가 급증했다는 것이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포동에 위치한 B 부동산 대표는 "평소보다 급매물을 찾는 문의 전화가 3배 이상은 온다"며 "그러나 실제 거래되는 비율은 한두명 정도로 아직 많지는 않다"고 답했다.
대치동의 부동산중개업소 박우송(63) 대표는 "가격 흥정을 요구하는 매수자들도 있다"며 "일부 매수자들은 집값이 더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급매물이 나오는 이번 기회에 집을 사려고 나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부동산114에 올라온 매물 가격을 살펴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가 20억1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지난 1월 최고 21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원 이상 하락했다.
20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97㎡ 급매물은 23억 원으로 비교적 저가의 매물이 나왔다. 다만 이 아파트의 한강 조망권의 로얄동 38, 40층은 여전히 34억원 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반포동 A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가속화된다면 이런 로얄동의 가격 역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세금 부담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6월 말 종료되고, 올해 인상된 공시가격이 적용되면 보유세가 확 늘어난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 인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한 매물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박미경·백지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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