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발매된 가수 비의 곡 '깡'이 때아닌 역주행 중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공식 뮤직비디오의 조회 수는 893만(19일 현재)을 넘었고 깡 관련 패러디 영상물들도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했다.
심지어 '1일 1깡' '깡니버스' '식후깡' '깡팸' '깡뮤니티' 등 여러 신조어가 등장했고, '밈'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밈은 본래 진화생물학에서 나온 문화적 유전자라는 용어이지만 요즘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깡'에서 '자전차왕 엄복동'까지
하지만 '깡'이라는 곡이 처음부터 흥행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12월, 비의 앨범 '마이 라이프 愛'의 타이틀 곡인 '깡'이 처음 공개될 때만 해도 대중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월드 스타'라는 호칭이 붙을 정도로 뛰어난 춤과 노래를 뽐냈던 가수 비이지만 '깡'이라는 곡은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평가였다.
"They call it 왕의 귀환 후배들 바빠지는 중" "스케줄 All Day 내 매니저 전화기는 조용할 일이 없네 WHOO" "난 꽤 많은 걸 가졌지" "수많은 영화제 관계자 날 못 잡아 안달이 나셨지" 등 다소 허세기가 드러나는 가사와 고릴라의 몸동작을 본뜬 듯한 파워풀한 안무는 당시 대중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깡'이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된 건 역설적이게도 비가 주연을 맡은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흥행 실패 이후다. 이 영화는 누적 관객 수 17만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이때 비가 영화 홍보 당시 "엄복동이란 이름 세 글자만은 알리고 싶었다"라고 했던 말이 화제가 되며 밈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엄복동의 이니셜 UBD를 따 '1UBD=17만'이라는 비를 향한 조롱도 이어졌다.
이러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처음에는 단순히 비를 놀리려는 의도였으나 오히려 '깡'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를 가져왔다. '깡'과 관련한 수많은 패러디 영상물들이 등장했고 다양한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1일 N깡'은 하루에 몇 번씩이나 '깡'을 듣고 보는 행위를 말한다. 특히 하루에 한 번은 '깡'을 꼭 봐야 한다는 의미로 '1일 1깡'이 가장 많이 쓰인다. 밥을 먹고 난 뒤 꼭 '깡'을 본다는 '식후깡', '깡'이 명곡으로 느껴지는 '깡각증세' 등의 용어들도 생겨났다.
■대인배 비의 쿨한 대처
그런데 비는 되레 이런 반응을 즐기는 모습이다. 비는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등장해 유재석에게 '1일 3깡'을 추천했다. 그는 "사실 '1일 3깡'도 모자란다 나는 평일에는 '3깡', 주말에는 '7깡'"이라고 답했으며 배우자 김태희도 재밌어한다고 쿨하게 말했다. 비는 자신의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주말이니 7깡하자"며 '깡' 안무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비는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자신의 여러 히트곡과 다른 가수들의 안무를 선보였다. 끊임없는 자기관리와 땀방울 끝에 만들어진 진정한 실력을 내보인 것이다. 이런 비의 진정성 있는 태도는 대중들에게 '진정한 프로'라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주었다. '깡'과 '엄복동'으로 조롱당하던 그가 '깡'으로 다시 인정받게 된 것이다.
'깡'의 인기에 편승하려던 통계청의 웃지 못할 해프닝도 등장했다. 통계청은 지난 1일 '깡' 뮤직비디오에 "통계청에서 깡 조사 나왔습니다. 2020년 5월 1일 오전 10시 기준 뮤직비디오 조회 수 685만9592회. 39.831UBD입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공공기관에서 조롱의 의미를 담은 용어를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터져 나왔고, 통계청은 공식 사과까지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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