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의 전장에서
토머스 헤이거 지음/노승영 옮김/동아시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멈춰 세웠다. 2020년 들어 인류는 문명과 사회 시스템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첨단 기술로 무장한 인간은 너무도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다. 100년 전 상황은 훨씬 더 심각했다. 그 당시 인류의 적은 세균이었다. 1차 세계대전에서는 적의 총탄에 맞아 사망한 병사 숫자보다 상처 감염으로 죽은 병사가 더 많았다. 당시 의대에 다니던 게르하르트 도마크는 독일군으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부상병을 치료했다. 그는 심술궂고 비겁하게 사람을 살해하는 지독한 적, 세균의 파멸적 광기에 맞서겠노라고 맹세하고 최초의 항생제인 설파제를 발명해낸다.
설파제가 나오자 산욕열로 인한 산모 사망이 거의 사라졌다. 운 나쁜 해에는 산욕열 유행으로 산모 4명 중 1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였지만, 설파제 투입 이후 사망률이 20~30%에서 4.7%로 급감했다. 부작용도 거의 없었다. 설파제는 산욕열 외에도 성홍열, 신우염, 수막염, 가스괴저, 중이염, 편도염 치료에서 효과를 보였다. '기적의 약품'이 등장한 것이다.
1930년대 이후 설파제와 항생제가 보급되면서 국가의 역할은 감염 예방에서 의료 신기술 개발로 옮겨갔다. 이건 공중보건 요건이 어느 정도 갖춰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치료제가 있어 가능한 결정이었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태에서 국가의 역할은 다시금 예방과 공중보건 강화, 방역에 맞춰지고 있다. 세균과의 전투에서 인간을 치료한 최초의 약물, 설파제의 역사를 통해 감염의 시대를 되돌아본다. 472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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