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원 규모 자금 지원나선 '채권단'…곧 '특별 약정' 체결
-대한항공도 유상증자 등 자구책 마련…"연말 이전 코로나 해소돼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대한항공이 채권단의 지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위기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총 1조2000억원을 지원하는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앞서 수은은 지난 25일 여신 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의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놓인 대한항공을 지원하는 안건을 먼저 의결했다. 이후 산은이 26일 신용위원회를 열고 자금 지원을 결정함에 따라 대한항공은 일단 유동성 위기에서 한 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달 24일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000억원, 화물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 인수, 영구채 전환 300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안건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지원금에서 산은과 수은의 부담 비율은 약 6대 4이며, 채권단은 최종 승인 이후 대한항공과 자구책 관련 특별 약정을 맺을 방침이다. 채권단은 지원 조건으로 대한항공에 1조5000억원가량의 자구책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 25일 채권단과 맺을 특별 약정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 이사회를 열고, 관련 안건을 의결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채권단의 지원에 상응해, 지주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로 취득 예정인 보통주 신주 전량을 담보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약 3000억원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대한항공이 준수하기로 한 '특별조건'을 내년까지 충족시키지 못하면 2022년 1월 중 담보제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구체적인 특별조건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당사에 대한 채권은행의 금융지원과 관련해 체결 예정인 특별 약정에 따라 당사의 최대주주인 한진칼로부터 담보를 제공받기로 합의하는 거래"라며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주식 수는 증자 완료 시점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먼저 주주 우선 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방식으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7936만5079주가 새로 발행될 예정이며, 최종 발행가액은 7월 6일 확정된다.
또, 대한항공은 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달 13일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등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매각주간사가 결정된 이후 일정에 따라서 매각이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단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여전히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따른 리스크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번 지원금으로는 올해 연말까지만 버틸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기 때문. 실제 대한항공은 올 1분기 기준 1년 이내 만기 도래하는 리스부채만 약 1조6120억원에 달한다. 또한 단기차입금 1조202억원, 장기차입금 1조9649억원, 사채 잔액 1조8231억원, 자산유동화 차입금 잔액 1조5451억원 등 부채 가운데 대한항공은 연내 3조8000억원가량을 갚아야 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원에 대해 "완전한 해결책은 되기 어렵지만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추정하는 현금 소유액을 감안했을 때, 일단 연말 이전에 코로나 사태가 해소되거나 완화돼야 이번 지원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4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대상을 선정하는 기금운용심의회가 이번 주 가동을 시작함에 따라 대한항공 등 항공사 대상 추가 지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은 내달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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