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2% 매집...3자연합 중 '반도건설'일 가능성 높아
-3자연합 "유상증자는 동의, 하지만 제3자 배정은 반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대한항공이 위기를 겪으면서 한동안 가라앉았던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는 듯한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기타법인은 한진칼의 주식을 대량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해당 기타법인은 한진칼 보통주 총 122만4280주를 사들였다. 이는 매수액 약 1100억원 수준으로 한진칼 시총의 2%에 해당한다. 기타법인은 금융회사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아닌 일반 기업을 의미한다. 이날 한진칼 주식을 사들인 기타법인이 어떤 기업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 매집의 주체인 기타법인은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연관된 기업일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통상적인 매수량을 뛰어넘는 규모로서 의도적으로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대량 매수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 특히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온 3자연합의 반도건설이 재반격을 준비하고 나섰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로 이뤄진 3자연합 가운데, 이 같은 자금력으로 미뤄볼 때 반도건설이 가장 유력하다.
기타법인이 실제 반도건설 등 3자연합일 경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입지는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3자연합은 조 회장과의 지분 확보전에서 패배한 바 있다. 당시 3자연합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두고 찬성 56.67%, 반대 43.27%로 연임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지분 매입으로 3자연합 측은 총 44.84%를 보유하게 된 반면,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은 41.15%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약 3.69% 차이로 3자연합이 조 회장 측에 우세한 것이다.
아울러 한진칼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3자연합 측이 내용증명을 잇따라 발송한 것도 이 같은 지분 추가 매집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앞서 한진칼은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함에 따라,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3자연합이 최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반대한다는 2차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다. 한진칼은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필요한 자금 3000억원 가운데 1000억원만 금융기관을 통한 단기차입으로 마련한 상태다.
3자연합 관계자는 "한진칼이 자산을 매각하고, 차입 등을 통해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문제는 제3자 배정으로 유상증자를 한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건설 보유 지분 중 일부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7월에 풀리면서 이후 3자연합이 임시 주총을 열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반도건설은 지난 3월 주총 당시,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아 지분율이 5%로 제한됐었다.
그러나 3자연합 관계자는 "임시 주총에 대해서는 아직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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