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경기)=김나인 기자】 SK텔레콤이 지난달 출시한 세계 최초 양자보안 5G 스마트폰 '갤럭시A퀀텀'의 탄생 뒷배경에는 제조사와 통신사, 강소기업과의 든든한 협력이 자리했다. 지난달 공식 출시된 갤럭시A퀀텀에는 새끼 손톱보다 작은 양자난수생성(QRNG) 칩셋이 내장됐다.
이를 통해 'T아이디', '이니셜', 'SK페이' 등 SK텔레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 QRNG 칩셋에서 만들어낸 양자난수로 보안을 강화했다. 갤럭시A퀀텀은 SK텔레콤이 인수한 IDQ와 국내 소재·부품·장비기업 비트리가 4년간 머리를 맞댄 끝에 탄생했다.
11일 경기도 분당시에 위치한 비트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비트리 김희걸 CTO(부사장)는 "2016년 6월 SK텔레콤 퀀텀랩의 제안을 시작으로 함께 QRNG 칩셋 연구를 시작했다"며 "당시 SKT는 IDQ의 양자난수생성 IP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반도체 칩셋 형태로 개발해 사업화 하고 싶어했고 비트리는 칩셋 QDM 제조 사업도 확대하길 원해 SKT의 제안이 끌려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QRNG 칩셋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곧 다가오는 양자컴퓨팅 시대에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고 불리는 뚫고 뚫리는 해킹과 보안 기술이 핵심적이다. 양자컴퓨터가 암호 해독에 이용된다면, 복잡한 암호도 몇 분 안에 풀릴 수 있다. 이러한 해킹을 막기 위한 보안 기술 중 하나로 양자 보안 기술이 꼽힌다.
SK텔레콤은 이러한 양자 보안 기술을 일반인들도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단말로 스마트폰을 채택했다. 이를 위해 2018년 SK텔레콤과 삼성전자 양사 경영진이 'CES'에서 QRNG 칩셋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는데 뜻을 모았다. SK텔레콤은 '세계 최초 모바일용 칩셋 상용화'를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강소기업을 찾았다. 그러다 비트리에 문을 두드리게 됐다.
당시 비트리는 2016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5.0x5.0x1.1㎜(가로x세로x높이) 크기의 IoT·자율주행용 QRNG 칩셋을 막 상용화했는데, 이보다 더 작은 크기의 모바일용 칩셋을 개발해야만 했다.
새끼 손톱보다 작은 QRNG 칩셋에는 비트리의 설계 기술과 아이에이네트웍스의 패키징 기술이 응집돼 있다. 고온·저온, 다습, 정전기 등 극한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동작하도록 초기 설계 단계부터 수많은 신뢰성 테스트를 거쳤다.
또 제3자가 칩셋을 물리적으로 해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칩셋 내부에 구동 클럭(속도) 조절 기능, 부품 별로 다른 전압을 공급하는 멀티 전원, 전원 감지 및 자동 초기화 기능, 칩셋 내부 데이터 접근 차단 기능 등을 구현했다.
칩셋 크기를 줄이는 일이 관건이었다. QRNG 칩셋에는 LED 광원, CMOS 이미지센서, 전력 어답터 등 수많은 정밀 부품이 들어가는데, 사이즈를 줄일 때마다 필연적으로 모든 부품의 설계를 모두 변경하고 새로 만들어야 했다.
비트리는 설계를 변경할 때마다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DB하이텍과 최종 패키징을 담당하는 아이에이네트웍스에 다시 설계도를 전달하고 또다른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또 완전한 무작위성을 가진 순수 난수를 생성하기 위한 테스트도 6개월간 약 100만번 진행했다.
김희걸 CTO는 USB 형태의 시제품에서 스마트폰 내 탑재된 칩셋까지 그간 나온 모델들을 소개하며 "초반 프로토 타입 모델과 비교하면 크기가 작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칩셋 위에 씌워진 소재까지 고심하며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향후에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보안 수요가 높은 자동차 전장,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반도체에도 QRNG 칩셋을 탑재할 방침이다. 또 SK 오픈 API 홈페이지에서 오픈 API를 개발자들에게 공유해 상생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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