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스마트폰을 직원의 도움 없이 구매하고 개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가 무인화 매장 도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언택트' 시대에 맞춰 스마트폰 직영점·대리점에도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복잡한 요금제와 결합 상품을 무인화하는 것에 대해 실효성이 있느냐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르면 오는 10월 무인매장을 열고 시범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무인매장에서는 셀프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를 통해 요금제와 단말기를 선택해 구매하고, 유심까지 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인 매장에 설치된 '셀프 체크인'을 거치면 SK텔레콤 가입자와 타 통신사 가입자를 구분해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용자가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를 대비해 '화상 상담센터'도 마련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0월 경 무인매장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며 "별도의 매장을 열지 부분적으로 운영할지 아직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 또한 매장 내 키오스크 설치를 통해 언택트 시대 유통환경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KT는 휴대폰 판매를 제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셀프 키오스크를 2018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직원대면 없이 자유롭게 KT 유·무선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언택트존'을 매장 전면에 배치한 차세대 매장을 전국 약 300지점으로 확산했다.
KT 관계자는 "언택트존 확산과 더불어 언택트 및 KT 유·무선 서비스 체험 기능 등 특화된 플래그십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하반기 중 요금제 변경이나 조회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개발 완료하고, 체험매장과 직영점 중심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유통 현장에도 무인 키오스크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2014년부터 패스트푸드점 위주로 도입된 키오스크는 어렵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초반 반응은 심드렁했지만, 대형 마트와 편의점, 음식점까지 자리잡았다.
대부분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이뤄지는 기기 특성으로 무인 키오스크는 코로나19 이후 대면 접촉을 기피하는 소비자를 위한 '언택트' 마케팅에 활용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문을 연 아마존의 무인매장 '아마존 고(Amazon Go)'는 유통 업계의 혁신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무인매장이 보편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는 더 신중할 수밖에 없고, 키오스크와 같은 디지털 기기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층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무인 매장 도입을 시도하는 SK텔레콤은 우선 젊은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홍대점을 겨냥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무인매장을 경쟁처럼 구축하기 보다는 고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선 유통 현장에서는 무인 매장이 유통망 배제 정책이 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경기 침체 속 주 52시간 근무제와 임금 상승이 지속되는 등 인건비 절감 문제가 해소될 수는 있지만, 반대로 무인 매장이 확대되면 휴대전화 유통 종사자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종천 이사는 "유통 종사자의 직업 자체가 전문직이고, 요금제와 결합상품이 복잡하고 다양한데 이를 키오스크와 같은 무인 형태로 전환할 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보완재의 모양은 갖추겠지만 실질적 이용자 후생이나 소상공인 보호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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