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까지 마무리 한다던 M&A…"무기한 연기 中"
-HDC·제주항공, 인수 무산 이후 계약금 반환도 문제
항공업계 인수합병(M&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결국 모두 '엑시트 플랜(탈출전략)'을 가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을 대상으로 두 개의 M&A가 진행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 신주인수계약을 맺었고, 제주항공도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양사 모두 당초 밝혔던 인수 계획에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계약 당시 올해 4월까지 국내외 기업결합신고 등 모든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고,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최종 인수가액 545억원의 잔액인 430억원을 지난 4월 29일 전액 납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에 따른 해외 기업결합신고의 지연 등을 이유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고,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사실상 최종 딜 클로징 기한을 정해두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M&A 일정이 차질을 빚자, 업계에서는 한 때 HDC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이 최대한 유리한 딜 조건을 가져가기 위해 시간을 끄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두 M&A 모두 인수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커지면서 사실상 HDC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이 인수전에서 발을 빼기 위한 전략 실행에 들어갔다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업계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덩치를 키울 경우 자칫 '승자의 저주'에만 빠지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세종대 경영학과 황용식 교수는 "현대산업개발이 원래 인수 의지가 있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자 여러 명분을 쌓아 빠져나오려는 게 아닌가 싶다. 인수 무산에 따른 위약금은 일부 소송을 통해 반환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향후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수순으로, 일부러 시간 끌기 작전을 한 게 아닌가 싶다"며 "제주항공도 체불임금 250억원 등을 명분삼아 인수를 안 하려 하고 있다. 즉, 양측 모두 '엑시트 플랜'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M&A가 무산된 이후 HDC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의 입장은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이후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업황이 급격히 악화된 반면, 제주항공은 당초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 상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피해에 대해 문제 삼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향후 인수 무산에 따른 계약금 반환 소송에 있어 이스타홀딩스 측에 책임소재를 묻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은 인수를 위한 계약금으로 각각 약 2500억원, 119억원을 납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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