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4조원 獨 12조원 지원할 때…韓은 3.2조원
-국토부 "실제 지원 여부 따져봐야. 적은 규모 아냐"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여전히 우리 정부의 지원은 '발등의 불'만 끄는 수준이라는 평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주요국의 항공산업 지원 현황 관련 자료를 내고, 한국 정부의 낮은 지원 수준을 지적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미국은 여객항공사 임금지원 프로그램(PSP)을 통해 항공사에 250억달러(약 30조4000억원)를 지원하고 나섰다. 또 독일은 기간산업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항공사 루프트한자에 90억유로(약 12조원)를, 프랑스는 에어프랑스에만 70억유로(약 9조5000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에 각각 2조9000억원, 3000억원 등 총 3조2000억원의 소극적인 지원에 그쳤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항공사들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올해 심각한 경영난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된다는 데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항공여객 수요는 전년 대비 최대 7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글로벌 항공업계 순손실을 약 843억달러(약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국내 항공업계도 올해 대규모 적자가 전망되는 등 상황이 좋지 못하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사의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8.2% 감소했고, 전체 여객 실적도 80.3%가량 줄어 시장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이미 지난 1분기 7개 국적사의 영업손실은 도합 5686억원에 달해, 코로나19에 따른 운항 중단이 본격화된 2분기 실적은 더 암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별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은 ▲대한항공 566억원 ▲아시아나항공 2082억원 ▲제주항공 657억원 ▲진에어 313억원 ▲티웨이항공 223억원 ▲이스타항공 359억원 ▲에어부산 385억원 등이다.
국적사 가운데에도 특히 LCC(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정부의 항공업 지원 '사각지대'에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1조2000억원, 1조7000억원을 지원하고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도 추가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는 제주항공(400억원)과 진에어(300억원), 티웨이항공(600억원), 에어부산(300억원), 에어서울(200억원) 등 일부 항공사에 최대 3000억원 자금만 지원했을 뿐, 추가 지원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기안기금도 총 차입금 5000억원과 근로자수 300인 이상이라는 조건을 달아,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외에는 신청조차 불가능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일단 LCC의 경우, 3000억원 지원 건과 제주항공-이스타항공의 M&A에 대한 지원 별개의 건이 있다. 3000억원이 아직 집행이 다 안 되서 좀 기다려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당초 코로나19 사태 이전 공급과잉으로 여겨졌던 국내 항공시장을 재편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국내 항공업계에서 M&A를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은 매각 절차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지난 3월 셧다운된 이후 직원들이 5개월 여간 급여를 받지 못하고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도 첫 비행을 시작한 지 약 3개월만에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를 만나 고사 위기에 놓였지만 고용유지지원금을 제외한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실제 몇 십조원을 지원한다고 각국에서 발표했는데, 실제 지원됐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 대상 약 3조원이 일부 지원됐고, 또 들어갈 예정이다. LCC 대상으로는 3000억원이 지원되는데, 단순 규모로 봐서도 적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결론적으로 중요한 것은 항공사가 상반기에도 위험하다고 했는데, 자금 지원과 함께 공항시설사용료부터 비행기 관련 세금, 운수권 회수 유예 등 총망라한 대책을 통해 지금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시급했던 유동성은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평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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