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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제주항공의 의도치 않은 의도

'제주항공'이라는 구원투수를 만난 줄 알았던 이스타항공이 외려 파산 위기까지 내몰리게 됐다.

 

약 13년간 국내 항공시장에서 수많은 탑승객을 수송했던 이스타항공에 이제 단 3일의 시간만 남았다. 제주항공은 앞서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일(10영업일) 내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체불임금을 포함해 약 17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을 오는 15일까지 해결하라는 말이다.

 

이스타항공이 이 같은 채무를 '데드라인'까지 갚을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지난 3월 24일 이후 셧다운을 유지 중인 이스타항공에는 직원들의 급여를 줄 자금조차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제주항공이 계약 파기 수순에 들어갔다고 보는 이유다.

 

벼랑 끝에 선 이스타항공은 M&A까지 무산될 경우 파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회생불능의 수준으로 치달은 이스타항공에, 제주항공은 "구조조정과 셧다운을 지시 및 강제한 사실이 없다"며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나섰다. 모든 것은 오롯이 이스타항공의 의지이자 선택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 이스타항공이 파국을 맞게 될 경우, 제주항공도 일부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력갱생이 아닌 구조조정과 셧다운을 택한 배경에 M&A가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필승전략이라 믿었던 인수합병을 위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마저 포기하고, '셧다운'이라는 초강수까지 뒀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은 "주식매매계약상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피해를 제주항공이 책임지기로 한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며 딜 무산의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의도치 않은 의도'로 인해 이미 이스타항공의 직원 약 1600명은 설 자리를 잃게 됐으며, 한 항공사는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끝내 M&A가 이스타항공이 택한 '최악의 한 수'로 남을지는 이제 제주항공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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