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보이콧 등 지난해부터 이어진 악재에 코로나19까지
-아시아나·이스타, 결국 '노딜'로 끝나나…남은 건 '법정공방' 뿐
항공업계 구조 재편이 사실상 물 건너간 모습이다. 결국 '노딜'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을 위한 계약이 맺어지며, 국내 항공업계에는 양사를 시작으로 구조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공급 대비 줄고 있던 수요와 함께 일본 여행 보이콧·보잉 이슈·홍콩 시위 등으로 국적사들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영난을 지속하기보다는 인수 합병을 통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등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를 만나며 이 같은 M&A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양사의 어려움은 '경영난'에 지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다수 항공사들의 국제선 하늘길이 막히며 정부 지원 없이는 당장 올해를 버티기도 힘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항공사를 인수하더라도 동반부실에 빠질 우려가 커졌다는 말이다.
실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밟던 제주항공은 '계약 해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양해각서(MOU), 지난 3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과 셧다운에 대한 책임공방을 넘어, 제주항공이 직접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며 "이스타홀딩스가 보낸 공문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계약 선행조건 이행 요청에 대해 사실상 진전된 사항이 없었다. 따라서 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됐다. 다만, 정부의 중재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 및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의지가 없다고 보고 있다. 최근 들어 제주항공은 최종 계약 무산시 법정 공방을 대비해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고 알려졌다. 앞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 측에 이행보증금으로서 115억원을 건넨 바 있다. 이에 따라 해당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공방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제주항공 관계자는 법정 검토 관련해서 "그 내용은 확인이 안 된다"며 계약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지난 16일 이후 M&A 관련 상황 변화 여부에 대해 "오늘까지 상황은 그대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도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주식매매계약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한 이후 '시계제로'인 상태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달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원점에서 재점검하자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HDC현산은 지난 3일 채권단과 인수상황 재점검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해외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마무리됐음에도 여전히 진전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HDC현산 관계자는 "지금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할 수는 없다.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현재는 인수상황 재점검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M&A가 외려 항공업계에 독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항공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돼,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유급휴직을 할 수 있음에도 인수합병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지원조차 하지 못 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알려진 체불임금만 약 250억원에 달하는 등 제주항공이 최종 인수를 포기할 경우 파산까지도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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