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12주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 재실사 해야"
-정작 HDC현산도 영업익 25%↓…사실상 '인수 포기' 했나
이스타홀딩스와의 계약 해제를 선언한 제주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도 사실상 인수합병(M&A)을 포기했다는 분석이다.
26일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장 자료를 내고, 내달 중 인수 상황 재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지난 24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국제경쟁력 강화 등에 이바지하겠다는 최초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나, 지난해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 및 차입금의 급증 등에 대해 재점검해야 거래종결의 선행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의 재실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인수 계약 당시 제시된 상황과 실제 상황과의 차이에 대한 적절한 재점검이 이뤄져, 변화된 상황에 대해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정확한 인식이 있어야 인수조건 재협의의 출발점이 정해질 수 있다"며 "거래종결의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거래종결을 요구하는 것은 계약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해제권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미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모빌리티 그룹'으로서의 도약을 포기하고, 향후 2500억원의 계약금 관련 소송 등에 앞서 책임 공방전을 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지만, 사실상 지난달 9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원점에서 재점검하자고 요구한 이후 협상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일 러시아를 끝으로 모든 국가에서 기업결합승인 절차가 마무리된 상태다.
앞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지난해 11월 12일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며 "현대산업은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서 한 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현 경영 상황은 이 같은 '인수 무산'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산은 올 2분기 매출 9569억원, 영업이익 1473억원, 당기순이익 10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매출 34% ▲영업이익 24.8% ▲당기순이익 32.9%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들어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 침체가 확산되면서 현산도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한 탓이다. 자칫 무리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동반 부실'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에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매각 조건을 대폭 낮출 경우, 극적인 딜 성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딜이 무산된다고 해도, 사상 최악의 업황을 맞은 항공업계에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혹은 '통매각'을 고집하던 채권단이 업황을 고려해, '분리 매각'이라는 플랜B를 실시해 새 인수자를 찾아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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