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가 안갯속에 빠졌다. 결국 분할 매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산업은행이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거절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거래 종료일(12일)까지 일주일여 남은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계약 파기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최근 인수합병이 끝내 무산된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금을 둘러싼 법정 공방도 불가피해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계약 추가연장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특히 HDC현산 입장에서 재실사를 진행한 뒤 매각하지 않을 경우 재계약금 반환 소송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계약이 무산되면 공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금호산업에 따르면 HDC현산이 인수합병(M&A) 과정 동안 7주간 충분한 실사와 6개월 인수 활동에도 통상적인 M&A 절차를 넘어서는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수많은 M&A를 경험했지만 당사자 면담 자체가 조건인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가 가장 우선적인 목표이며, 이후 재매각을 추진해 제대로 된 주체가 나타나 관리하는 것이 제일 적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은 또 지난달 러시아를 끝으로 해외 기업결합신고가 끝나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 요건이 충족된 만큼 이달 12일부터는 금호산업이 계약 해제권을 갖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채권단 주도의 관리체계가 아시아나항공 재매각에도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구채 주식전환이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등은 일정부분 지분전환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부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안기금은 10% 이상 지원금을 주식연계증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취득 형태로 지원하도록 명시돼 있다.
다만 재매각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화물 부문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 위기는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조원 이상의 금액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에서 인수전에 새롭게 참여할 후보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 거론됐던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이 M&A에 나설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금융시장에서 아시아나 인수를 검토했다는 얘기가 나왔고 한화그룹은 2017년 신규 항공면허에 도전했던 에어로케이에 투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위해서는 통매각이 아닌 분리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자회사를 쪼개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다만 분리 매각에 대한 위험부담도 작용한다. 분리 매각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뿔뿔이 흩어지면 국내 항공업계 '쏠림현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HDC현산과 계약이 무산될 경우 기존에 지불한 2500억원의 계약금 반환 소송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계약 체결 이후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급증하고 주가가 하락한 만큼 HDC현산 입장에서는 '재실사 요구 불발' 등과 함께 계약금 반환을 요구할 전망이다. 반면 금호산업과 입장에서는 계약 지연으로 입은 피해도 적지 않아 계약금이라도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이 미뤄지는 동안 금호산업의 1분기 부채와 당기순손실은 더욱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게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지만 코로나19로 항공업의 수익성 악화되는 등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매각 거래 종결 시점은 오는 11일로 HDC현산과 금호가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 거래종결 시정을 연장하지 않으면 8월 12일로 양사의 인수 계약이 종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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