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리아 J. 래브넬 지음/김고명 옮김/롤러코스터
공유경제 옹호론자들은 "언제까지 남 밑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소리를 들으며 돈을 벌거냐"며 사람들을 유혹했다. 이들은 '공동체성'으로 자본주의를 초월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노조를 만들 수 있나? 산업재해 대비책이 있는가? 차별과 성희롱을 막을 수 있나? 일상적인 실직의 위험에 노출돼 있진 않은가? 공유경제는 이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책은 숙박, 교통수단, 단기 아르바이트 서비스, 출장 요리 등 각기 다른 플랫폼에 종사하는 80여명의 노동자들의 입으로 공유경제의 민낯을 까발린다. 공유경제의 야심 찬 약속이 노동자의 실제 삶과 얼마나 다른지, 앱이 만든 최첨단 알고리즘의 이면에서 노동자들이 어떻게 갈려나가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저자는 임시 노동, 적시 일정 관리(필요한 시점에만 노동자를 호출하는 방식), 대량 정리해고를 모두 채택한 공유경제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수법을 기술적으로 혁신한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통렬히 비판한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 온갖 차별과 성희롱, 언어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고, 노조를 결성할 권리가 사라졌으며, 업무상 재해에 대한 보상조차 요구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한다.
공유경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기업들은 아무런 책임과 의무 없이 1만명을 10~15분간 고용하고 일이 끝나면 노동자들은 증발한다. 이처럼 공유경제는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지난 수세대 동안 쌓아올린 노동자 보호장치를 파괴하고 근로자 착취가 만연했던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고 있다. 이게 진정한 '공유'의 경제라면 왜 그들은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는 거냐고 저자는 묻는다. 392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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