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책 마련하겠다는데 '붙잡는' 서울시, '반발하는' 노조
-서울시 "만나서 얘기하자" VS 대한항공 "적정한 가격 협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를 두고 서울시와 노동조합 사이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를 대상으로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의 강행을 막아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월 권익위에 송현동 부지 관련 서울시 행정절차에 대해 시정 권고를 구하고자 고충 민원을 신청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경영난에 따른 자구책으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의 매각을 추진하려 했으나, 서울시가 문화공원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권익위에 이 같은 고충 민원을 신청한 이후에도 서울시가 이달 말 지구단위계획변경안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 및 처리할 것으로 알려지자 다시 한번 권익위에 서울시가 관련 절차를 진행하지 않도록 잠정적인 조처를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익위는 현재 앞서 신청했던 고충 민원 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고충 민원 건 최종 결과 발표 시점에 대해 "아직 알 수 없다. 지금은 조사가 진행 중이다"며 지난 12일 새로 제출한 의견서에 대해서는 "새로 민원을 제기했으면 새로 검토가 들어갈 것이고, 기존에 보충해서 제출했으면 기존 6월에 냈던 민원과 같이 처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송현동 부지의 매각이 예상치 못한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에 맞물리면서, 연내 매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 대신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판매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하며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7일 이사회를 열고, 해당 사업부의 매각 추진을 위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계획대로 똑같이 진행할 계획이긴 하다. 계속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는데 대한항공에서는 만나자는 것에 대해 응답을 안 하고 있다"며 이달 말 지구단위계획변경안 처리 계획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공동위에) 언제 올라갈지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얘기했을 때는 8월 중으로(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심의받고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여러 상황도 고려할 게 있어 언제 올라갈지는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 심의를 올려 가결이 되면 결정 고시를 내고 공원으로 지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내식 사업부의 매각에 대한항공 일반 노동조합은 '기내식 사업부 매각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반발에 나섰다. 지난 12일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해당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기내식 사업부가 매각될 경우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는 주장이다.
대한항공 일반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은 유휴자산을 먼저 매각하라는 입장이기 보다는 소속이 바뀌게 되다 보니, 기내식 사업부의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서울시하고 송현동 부지 관련해서 회사에서도 다방면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서울시에 집중하기보다는 발등에 불 떨어진 게 기내식 사업부 매각하는 건이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어쨌든 서울시에 안 팔겠다는 게 아니라 서울시가 적정한 가격을 협의한다고 하면 판다는 입장"이라며 "지난주에 기내식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당 임원이 설명회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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