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배가 어쩌다 큰일을 맡으면 과대망상에 빠져 제대로 된 의견을 들으려하지도 않고, 듣지도 못한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니 잘못의 잘못이 더해져 혼란의 혼란이 가중되기 마련이다. 춘추시대 제나라 관중(管仲)은 "군자를 대우하지 않는 일은 작은 잘못이지만, 소인을 중용하여 큰일을 맡으면 돌이키지 못할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역량이 모자라고 시야가 좁은 인사가 큰 힘을 얻어 으스대다보면 잘잘못을 구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설사 잘못을 알더라도 인정할 소갈머리가 없으니 멋대로 밀어붙이려든다. 조그만 성과는 제 생색내기에 급급하고, 커다란 실패는 남의 탓으로 돌리다보면 부지불식간에 갈등과 대립이 조성되어, 뭣이 옳은지 그른지를 모르는 국면이 된다.
나라를 지키는 용사들이 공중에서 뛰어 내릴 때 낙하산이 부실하여 제대로 펼쳐지지 않으면 젊은 사자들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 정말이지 낙하산을 만들 때나 접을 때는 나라를 지키는 간성(干城)들의 고귀한 목숨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생각할 때, 우리 사회가 무기력하면서도 피곤해지고 있는 까닭의 하나는 낙하산 인사가 오랫동안 이어졌기 때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무능력한데다 책임감도 없는 인사들이 '안전낙하산'을 타고, 요직을 차지하다보면 사회기강은 해이해지고 사회적 수용능력은 마모되어가기 마련이다. 공개경쟁을 거쳐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파온 전문가들 앞에 난데없이 나타난 무뢰배들은 부끄러워하거나 자중하기는커녕 이러저러한 '네트워크'를 뽐내며 조직을 휘젓기 마련이다. 도덕성도 없고 문제의식도 없는 싸구려 인사들이 돌아가며 이런저런 중책을 차지하는 사태는 헤어진 헝겊으로 나라의 동량들이 탈 낙하산을 만드는 일처럼 위험천만한 일이다. 낙하산을 타고 내린 인사들은 정치적 이해나 사리사욕을 위해 뛰지 국리민복을 위해 일처리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에 관련지식도 없는 엉터리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는 낙하산인사의 피해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하다. 무임승차(free riding)한 엉터리 인사들이 완장을 차고 날뛰다보니 거꾸로 전문가들이 이들의 비위를 맞추는 서글픈 광경도 간단없이 목격되고 있다. 이리저리 눈치나 보다가 벼락감투를 뒤집어 쓴 주구들이 날뛰면 날뛸수록 조직과 사회는 흔들리고 무기력해진다. 낙하산은 장돌뱅이들 소수에게는 큰 기회가 되지만 관련자 다수에게는 위기로 작용한다. 그들이 삼삼오오 모여 "친구여 한탕하자"며 뛰는 동안에 질서는 무너지고 살림살이는 멍이 들고 구멍이 난다. 그 옛날 폐쇄사회에서는 경쟁이 나라 안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낙하산 인사의 폐해가 그리 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개방경제 체제에서는 그 폐해가 누적되면 국가경쟁력은 날개 없이 추락할 밖에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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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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