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희비가 엇갈린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 있다. CJ그룹 계열사 CJ푸드빌과 CJ제일제당이 그렇다.
비상 경영을 선포한 지 10개월째를 맞은 CJ그룹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체질 개선 작업 중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외식 계열사 CJ푸드빌에 대한 자구안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CJ푸드빌, 업계 2위 '뚜레쥬르' 매각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그룹은 딜로이트안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CJ푸드빌의 주력 브랜드 뚜레쥬르 매각을 추진 중이다. CJ그룹은 국내외 사모펀드 등에 투자 안내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뚜레쥬르는 국내 베이커리 업계에서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에 이어 2위다. 지난해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이후 1년 만이다.
CJ푸드빌은 해외 시장 확장에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CJ푸드빌이 한식 세계화를 위해 만든 '비비고'는 그동안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이 절반씩 공동으로 소유해왔고, CJ푸드빌은 미국 등 해외에서 비비고 외식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CJ제일제당에 해외 매장 운영권을 이관했고, 최근엔 CJ푸드빌과 CJ제일제당이 공동 소유하고 있던 '비비고' 브랜드 상표권을 CJ제일제당 단독 소유로 변경했다.
CJ푸드빌은 지난 2015년 이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2017년 1조4275억원, 2018년 1조3716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8903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영업손실 역시 2017년 38억원, 2018년 434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4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사업을 정리 및 신규투자 중단 등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올해 반등이 기대됐지만, 코로나19사태로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결국, CJ그룹은 CJ푸드빌 주력 브랜드 뚜레쥬르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CJ푸드빌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뚜레쥬르를 매각에 성공할 경우 빕스, 계절밥상, 더플레이스, 제일제면소 등의 브랜드 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계열사 간 통합 가능성부터 CJ푸드빌 자산(토지, 건물) 매각설, 심지어는 CJ푸드빌 통매각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CJ그룹 관계자는 "외식산업 업황이 좋지 않아 여러 가설이 제기되는 것 같다. 공식적으로는 뚜레쥬르 매각만을 검토하고 있다. CJ푸드빌과 관련한 제당과의 통합설, CJ푸드빌 통매각설과 관련해 검토 중인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숨 돌린 CJ제일제당
위기를 겪고 있는 CJ푸드빌과 달리, CJ제일제당은 전 사업부의 구조적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대규모 인수합병(M&A)과 투자 등으로 유동성 우려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식품분야 HMR 매출이 증가했고, 바이오 분야도 고수익 제품 판매로 수익성 개선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면서 재무건전성 개선도 이뤘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11조7518억원, 영업이익 6608억원을 이뤄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6%, 영업이익은 86.5% 증가했다.
특히 식품분야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CJ제일제당의 2분기 식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7%증가한 2조1910억원, 영업이익은 195.6% 늘어난 1264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외식 대신 HMR 수요가 늘었고, HMR분야 매출은 20%성장한 1260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는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86.8% 증가한 1109억원을 달성했다. Feed&Care분야도 베트남지역에서의 고돈가 현상 지속의 영향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휘청했던 재무구조도 안정화를 이뤘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슈완스에 1조5000억원을 쏟아붓는 등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자산 매각 및 유동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 비율은 164.1%로 줄어들었으며, 순차입금 규모도 8조6138억원으로 낮아졌다.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은 코로나19로 업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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