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체들이 금융산업 진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금융업체들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통사가 축적한 데이터와 금융업체들의 정보를 결합해 포화된 시장에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거나 새로운 수익 창출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신산업창출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데이터3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금융 혁신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도 마련돼 데이터 경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대 가속화…통신·금융 손잡는다
데이터3법이 통과하면서 '내 손안의 금융비서'를 표방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본인 신용정보 관리법으로 불리는 마이데이터를 도입하면, 신용정보의 관리를 지원하고 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개인의 신용관리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금융권이 가지는 '데이터 주권'이 고객으로 이관되면서 고객으로부터 데이터 관리 권한을 위임받으면 맞춤형 서비스도 개발할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액시엄, 엡실론 등의 데이터 중개상이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가공·분석해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이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중국도 데이터 거래 플랫폼을 마련해 기업들에게 데이터 가공이나 가치평가 등 서비스도 제공한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이동통신사들도 자사 데이터와 ICT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에 손을 뻗고 있다.
KT와 우리금융은 지난달 디지털 금융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양사는 이런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금융그룹이 보유한 인프라에 KT의 정보통신기술(ICT)을 더해 데이터 활용 공동 신사업 등에 협력키로 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컨택 센터의 실시간 대화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클라우드 기반 재택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식으로 금융 업무를 비대면·시스템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한 양사가 축적한 금융 노하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상품도 개발해 데이터 산업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와 우리금융그룹의 협력도 데이터 경제 시대를 맞아 변화의 화두로 떠오르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선두하기 위해 움직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도 지난 2016년 하나금융그룹과 모바일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합작투자법인 '핀크'를 출범한 바 있다. 지난 6월 핀크는 KDB 산업은행과 손잡고 자유입출금 금융상품인 'T이득 통장'을 출시한 바 있다. T 이득통장은 최대 2%의 금리를 복리로 제공하는 통신사 주도의 '테크핀' 상품이다. 이외에도 DGB대구은행이 협력해 선보인 'T 하이5 적금'은 출시 1주일만에 5만여명의 가입자를 모으기도 했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차세대 신용 평가 모델인 '셀러 스코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중소 셀러의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해 기존 금융 정보 기반의 신용 평가 방법을 보완해준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우리은행, 현대카드 등 다양한 금융사와 함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 평가 모델 기반의 금융 서비스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
모바일과 카드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관광의 편의도 높인다. SK텔레콤은 신한카드, 한국관광연구원과 함께 모바일, 결제 빅데이터를 활용해 부산 관광객들의 ▲주요 관광지 및 방문 순서 ▲성·연령에 따른 선호 관광지 ▲주요 관광지 인근 상권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지난 8월 데이터 3법 개정안 발효 후 첫번째로 진행되는 가명데이터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작업으로,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금융보안원을 통해 진행된다. 이를 통해 특정 관광지 근처의 상권을 개발하거나 젊은 여행객에 맞춤형 홍보를 시행하는 등 관광 활성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LG CNS 및 금융데이터거래소 운영자인 금융보안원과 함께 통신·금융·제조 데이터 융합 사업 추진을 위해 손잡았다.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데이터 유통 생태계 조성 외에도 데이터 활용, 융합데이터상품 개발, 데이터 유통 및 활용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통신 데이터를 금융 데이터와 결합하고, 데이터 상품을 개발해 금융데이터거래소를 통해 유통할 예정이다. 통신 데이터를 상품화 해 다른 산업 분야 데이터를 활용하면 새 서비스 데이터 상품을 개발해 신규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이동통신 3사 '패스', 新 인증 서비스로 순항
이동통신 3사의 본인인증 서비스 '패스'도 순항이다. 현재 패스앱 가입자는 3000만명을 돌파하며 기존 공인인증서가 수행하던 역할을 대신해 모바일 신분증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패스 앱에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탑재해 온·오프라인에서 손쉽게 운전 자격과 신분을 증명할 수 있게 됐다. 이달부터는 NH농협은행, 핀테크 보안 기업 아톤과 손잡고 시중은행에서도 패스를 이용할 수 있다.
패스의 강점은 이동통신사의 ICT 기술이다. 휴대폰 내부 안전영역에 인증서를 저장해 높은 보안성을 유지하고 있고, 복잡한 솔루션 개발 없이 연동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댐' 시대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과 통신의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경제 시대를 선도하려는 움직임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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