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아놀드 지음/서경의 옮김/황금시간
제1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17년 겨울, 프랑스 에타플의 제24통합병원에서 스무 살이었던 한 병사가 호흡기 질환으로 숨을 거뒀다. 전쟁 통에 병사가 죽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이 무렵 기관지폐렴으로 사망한 병사들도 여럿 있었기에 그의 죽음은 흔히 일어나는 일 중 하나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같은 시기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이 병사와 비슷한 증상으로 사망한 군인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치료법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봐야 했던 군 의료진은 나름 해부학적 연구를 수행하면서 병의 근원을 알아보려고 했지만 막연한 결론만 내렸을 뿐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1918년 전 세계에서 1억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은 그렇게 전쟁의 포화로 엉망진창이 된 유럽의 상처를 파고들었다.
제1차 세계 대전으로 희생된 사람은 약 3800만명으로 추산됐는데 스페인 독감은 발생 첫 25주 만에 2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흑사병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낸, 역사상 가장 큰 의학적 대학살의 서막이었다.
책은 1918년부터 1919년까지 맹위를 떨친 대유행병, '스페인 독감'을 다룬 대중역사서다. 저자는 스페인 독감을 겪은 보통 사람들의 눈물과 분투를 기록했다.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해 병으로 죽어야 했던 평범한 병사들,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 자신의 안위를 살피지 않고 오로지 인류애 하나만으로 구호에 나섰던 간호사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사람들이 인류 멸망의 공포로부터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한다. 400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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