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이 몰리는 한강공원 내 밀집지역에 대한 통제에 들어갔지만 일부 무개념족이 여전히 방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소수의 일탈행위로 한강공원 전체가 셧다운 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8일 오후 여의도·뚝섬·반포한강공원 주요구역을 대상으로 한 출입통제가 시작됐다. 이날 저녁 8시 30분경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는 방역수칙을 위반한 시민들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엄마, 저기는 왜 줄 쳐져 있어?" 바퀴에 불이 들어오는 유아 킥보드를 타고 씽씽 달리던 한 꼬마가 가던 길을 멈춰 서고는 출입금지 테이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코로나 위험하니까 들어오지 말라고 막아 놓은 거야"라고 답했지만 아이는 "왜? 저기 사람들 있잖아! 왜? 왜?"라며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광장과 계절광장 일대에는 세 겹의 출입통제선이 설치됐지만 젊은 연인들은 이를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가 해먹같이 생긴 벤치에 누워 담소를 나눴다.
시는 8일 ▲주요공원 밀집지역 통제 ▲매점·주차장 이용시간 단축 ▲야간 계도 활동 강화를 골자로 하는 '한강공원 코로나19 확산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천만시민 멈춤 주간' 동안 한강공원에서도 모임을 자제하자는 취지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대학생 윤모(23) 씨는 "집에만 있다 보니 우울증 걸릴 것 같아 나왔다"면서 "오늘부터 단속 강화한다고 해서 안심돼서 왔는데 턱스크 한 사람도 있고 치킨 시켜먹는 사람도 있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음주, 취식을 왜 밤 9시부터 단속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며칠 전에 어떤 확진자가 한강공원 매점에 들른 시간도 이보다 이르던데 마스크 벗고 먹는 행위는 24시간 금지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광진구에 따르면 이달 1일 도봉구 거주 확진자 A씨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자양동 뚝섬한강공원에 있는 편의점을 방문해 오후 7시 25분부터 29분까지 머물렀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시에서 음식점 운영시간을 밤 9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 시간 이후 식당이 문을 닫아 한강공원으로 시민들이 몰리는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취식 금지 시간을 오후 9시 이후부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광진구 사례 외에도 확진자 중에 한강공원을 방문한 사람이 3~4명 더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시에서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한강공원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해 감염의 클러스터가 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번 한강공원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의 핵심은 계도·단속이 아닌 시민 협조임을 강조했다. 서울시민들이 일상을 유지하는 최후 보루인 한강공원이 확진자 발생으로 셧다운 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시에서 관리하는 한강공원은 11개이고 총 길이는 83km에 달하며 연평균 방문객수는 7000만명이어서 사실상 단속이 불가하다"면서 "단속으로 접근할 사항이 아니어서 시민들에게 이용 자제를 부탁하고 있지만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풍선 효과가 이어지면 출입 통제구역을 늘려나갈 수밖에 없다"며 시민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