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딜 무산에 운명 갈린 제주·이스타…정부 지원 '온도 차'
-이스타, 고용유지지원금도 재매각 성사 전까지 사실상 불가능
딜 무산을 겪었던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양사가 정부 지원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7월 제주항공과의 M&A(인수 합병)가 무산된 뒤 재매각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18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이후 이스타항공은 10곳이 넘는 인수 의향 업체를 8곳으로 압축하고,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내달 중순경까지 사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이 재매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항공업계는 올해 들어 확산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정부의 방침에 따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됐고 각종 자금을 지원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7월까지 제주항공과의 M&A를 진행해왔던 이스타항공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 또한, 제주항공과의 딜이 무산된 이후에도 회사를 살리기 위한 자구책으로 '재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절차가 최종 완료되기 전까지 여전히 정부의 자금 지원은 요원한 상태다.
최근 정부는 이스타항공과 같은 LCC(저비용항공사)에 대해 135조원 규모의 플러스 알파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기간산업안정기금도 있지만, 이는 총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 수 300인 이상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이스타항공의 기안기금을 통한 지원은 불가능하다.
또한 정부가 앞서 지난 2월 진행한 '코로나19 대응 경제장관회의'에서 저비용항공사에 최대 3000억원의 금융지원을 하기로 한 만큼, 현재까지 LCC별로 ▲제주항공 400억원 ▲진에어 300억원 ▲티웨이항공 350억원 ▲에어부산 993억원 ▲에어서울 500억원 등 총 2543억원을 지원한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이 같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금 지원뿐 아니라, 노동자 대상 고용유지지원금도 받지 못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미납된 고용보험료 약 5억원과 체불 임금 약 300억원 이상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이전에는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고용유지지원제도는 일시적 경영난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감원 대신 휴직이나 일시 휴업 등으로 고용을 유지하면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관련 "임금체불이 있을 때 관련 서류를 반려할 수 있게 돼 있다. 중요한 것은 유급 휴업 1개월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전제 조건이다. 그런데 이스타항공은 아직 유급 휴업 자체가 안 돼 있다"며 "신속 지원이 아닌 이상 유급 휴업을 1개월 이상 해야 한다. 그 이후에 고용보험료와 체불 임금이 모두 해결돼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급 휴직 고용유지지원금에 대해서는 "사업주가 노사 협의를 통해 계획서를 신청한 다음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향후 고용노동부에 지원금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지원금 신청 자체가 안 돼 있으니, 관련 서류를 검토할 수 없다"며 "고용보험료는 시행 규칙상 납부해야 하고, 체불임금의 경우 노사 협의를 통해 휴업수당을 책정하고 지급된 것을 증빙하면 그건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무급휴직과 유급 휴직 시 두 가지 경우로 구분되는데, 유급 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의 경우 고용보험료를 내면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미 체불임금만 300억원 이상 있는 이스타항공의 경우, 사측에서 먼저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향후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방식의 유급 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역시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제주항공은 최근 업계에 따르면 기안기금의 2호 지원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기안기금의 지원 조건을 충족한다. 실제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경영난을 겪고 있어, 기안기금 지원으로 유동성 위기 극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올 2분기 854억원으로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의 딜이 무산된 뒤에도 유상증자를 진행해 약 1500억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안기금 지원 관련 "관련된 논의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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