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지니 윤선
이경빈, 이은진, 전민주 지음/서해문집
해방 이후 주한 미군 기지촌에서 성매매를 했던 여성들은 국가가 주도한 성매매 산업의 일원이자 피해자였다. 미군과의 우호를 위해, 외화벌이를 위해 기지촌 여성들이 필요했던 정부는 이들을 조직적으로 통제·관리하며 '산업역군'으로 치켜세웠다. 그러나 기지촌 여성들은 '양공주', '민족의 수치'로 불리며 차별받고 멸시당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반미 운동 진영이 미군 병사에게 살해된 기지촌 여성 윤금이 씨에게 선사한 '민족의 딸'이라는 이름은 '듣기 좋은 왜곡'일 뿐이었다. 책은 양공주, 민족의 딸, 국가 폭력 피해자 등 사회의 입맛대로 재단된 대명사로만 불리던 '기지촌 여성'의 생애를 기록한 구술집이다. 무수히 중단되고 굴절되는 입말을 통해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한다. 296쪽. 1만8000원.
◆이만하면 괜찮은 죽음
데이비드 재럿 지음/김율희 옮김/윌북
40년간 의사로 일한 저자는 끝없는 심정지 호출, 일명 '블루라이트 경보'에 시달리며 수많은 죽음을 목격한다. 드라마와 달리 대부분의 소생 시도가 실패로 끝나기 때문이다. 죽음의 원인도, 죽음을 받아들이는 반응도 제각기 다르지만, 인간은 태어난 후부터 조금씩 죽음을 향해 다가간다. 모든 죽음에는 무너지는 아픔과 깊은 슬픔이 뒤따른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삶의 반대편으로 잘 걸어갈 수 있도록 언젠가 맞닥뜨려야 할 필연의 미래를 자주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죽음을 많이 말하는 사회가 오히려 더 건강하다는 것이다. '이만하면 괜찮은 죽음'을 위한 슬프지만 유쾌한 수업. 320쪽. 1만5800원.
◆무지한 자들과 대화하는 법
페터 모들러 지음/김현정 옮김/시그마북스
어느 자리에서건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사람들이 분위기를 장악한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트럼프는 정치계 뿐만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아주 단순한 말, "틀렸어요"와 진부한 반복에 매번 당한다. 논리적인 사람은 무지한 이들에게 자주 진다. 저자는 논리만 펴는 사람은 논쟁에서 이기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상대의 언어 패턴을 직접 시도하면 '말들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 강력한 논거를 펼치는 사람이 패배하지 않고 무지한 자들의 전술을 응용해 이들을 굴복시키는 전략을 소개한다. 236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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