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의 경우 압구정동 등 일부지역에서 전세물건이 아예 소멸되는 품귀 현상이 확산되자, 전세를 구하지 못한 이들이 월세로 눈을 돌리면서 시세가 오르고 있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월세가격은 전월 대비 0.13% 상승했다. 올해 들어 5월까지만 해도 변동률이 월별 0.01~0.03%에 머물렀지만 6월 0.05%, 7월 0.07%, 8월 0.10%에 이어 9월 0.13%로 오름세가 커지고 있다. 인천에서는 0.03%에서 0.14%로 한 달 새 상승폭이 0.1%포인트 확대됐고, 경기도도 0.27%에서 0.33%로 변동폭을 키웠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전용면적 84.94㎡)는 9월 보증금 7억원, 월세 250만원에 계약됐다. 이 아파트는 8월 월세 215만원에 계약된 바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76.69㎡)는 9월에 보증금 3억원, 월세 80만원에 계약됐다. 이 면적형은 8월 보증금 2억 월세 94만원에 계약된 물건이다. 7월에는 보증금 4억원, 월세 60만원에 계약된 바 있다. 은마아파트는 현재 전세물건이 완전 실종됐다.
압구정동 현대5차(전용면적 82.23㎡)는 9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60만원에 계약됐다. 8월 보증금 3700만원, 월세 200만원에 계약된 이 면적형은 한 달 새 보증금 2300만원, 월세 60만원이 올랐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에 따르면 현재 압구정동은 전세물건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임차인이 보증금을 5% 수준에서 올려주고 2년 더 거주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전세 공급이 줄어든 게 주된 이유다.
강남 월세 수요자들의 경우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외에도 전문직 종사자 혹은 맞벌이 부부가 많다. 전세가격 상승으로 월세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임대인들이 보증금을 올리고 월세도 올리고 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월세 비중은 6월 24.9%에서 7월 27.3%, 8월 29.3%까지 확대되고 있다.
전월세전환율은 지난달 29일부터 4.0%에서 2.5%로 하향됐다. 전월세전환율을 기존 4.0%에서 2.5%로 낮췄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법적 전환율로, 월세를 전세로 바꿀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월세 전환율 하향 조정으로 월세 물건마저 품귀를 빚으면서 전월세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최근 전월세전환율 하락으로 월세로 전환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수요가 더 늘었다"라며 "저금리 기조 외애도 전세물건이 자취를 감춘 데다 월세 물건 자체도 줄어 들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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