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리조트 시작으로 6개 계열사 '분리매각' 전망
아시아나는 일단 '보류'…에어부산·서울, 인력감축?
아시아나항공이 본격적인 분리매각에 나서면서 6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도 이뤄질지 관심이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은 금호리조트의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아시아나IDT, 금호티앤아이,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는 NH투자증권과 자문용역 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매각 관련 검토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금호리조트 지분은 각각 ▲아시아나IDT 26.58% ▲금호티앤아이 48.8% ▲아시아나세이버 9.99% ▲아시아나에어포트 14.63% 등의 소유로 나뉘어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매각을 한다는 게 아니고, 매각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항공의 손자회사다. 경기도 용인시 소재 36홀 회원제 골프장인 아시아나CC를 비롯해 경남 통영 마리나리조트 등 콘도 4곳과 중국 웨이하이 골프&리조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골프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시아나CC가 매물로 적합해 가장 먼저 매각 대상이 됐다는 평이다.
이런 가운데 채권단 관리 체제하에 놓여있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리조트를 시작으로, 전 계열사에 대한 분리매각과 함께 인력 감축도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딜이 무산됨에 따라, 2014년 자율협약을 졸업한 지 약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미 한번 대규모 공적 자금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뤘던 아시아나항공을 다시 지원하는 것은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분리매각은 물론, 고정비 절감을 위한 인력 감축도 마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갖고 있는 계열사는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부산(44.2%) ▲에어서울(100%) 등 총 6개다.
그 가운데 특히,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항공업 자회사에 대한 조처에 시장의 관심이 높다. 항공업은 현재 올해 들어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동일한 업종인 만큼,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분리매각 대상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상장사로서 따로 실적을 공시하지 않는 에어서울도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에어부산은 지난 2분기 51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에어서울은 지난해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양사는 사상 최악의 업황으로 인해 분리매각을 위한 새 인수자도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보여, 기단 축소나 인력 감축 등 고정비 절감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당사 내 인력 감축은 이뤄지지 않는다. 기안기금을 지원받는 회사는 6개월간 고용 총량의 90%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지원받게 되면 자회사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없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지원마저 끊길 경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의 경영난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는 이상 더 심화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와 올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았던 3조 3000억원을 거의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구조조정 운영자금 2조 4000억원과 영구채 인수 8000억원 등 3조 2000억원이 집행돼, 남은 잔액은 1000억원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갔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재매각을 할 수 있도록 경영 정상화가 전제된 것이다. 채권단 관리 체제는 한시적이고, 경영정상화가 되면 민간 부문에 팔아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딜에 실패했기 때문에 다음 재매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몸집을 줄여야 한다"며 "자회사의 분리매각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아시아나는 재무적 부실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갔기 때문에 가급적 몸집을 줄여야 해, 분리매각은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리조트처럼 현금화 가능한 것은 바로 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국민의 세금을 투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자구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빠른 회생을 위해서는 매각과 동시에 구조조정도 이어져야 한다"며 "다만 정부의 고민은 또 있다고 생각한다. 일자리를 보호해줘야 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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