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감소에도 4년간 영유아 간편식 150% 성장
국내 출산율 급감으로 신생아 울음소리가 줄어들면서 조제분유 시장이 위축된 반면, 간편 영유아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종합적인 국내 영유아식 시장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5840억원으로 5년 전 2015년 5580억원보다 4.7%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영유아식 시장은 계속 성장해 2025년에는 70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유아식의 소비층인 신생아 수가 급감하지만 시장이 계속 커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영유아식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조제분유 시장은 신생아 감소와 맞물려 위축됐지만, 간편 영유아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위축되는 조제분유시장…'어른용 분유'로 회복될까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저출산과 온라인 구매 등의 영향으로 대형 할인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시장에서 분유 매출액이 4년간 30% 가까이 감소했다. 조제분유는 원유나 유가공품을 주원료로 영유아 성장 발육에 필요한 무기질, 비타민 등 영양성분을 추가해 모유의 성분과 비슷하게 가공한 것을 말한다.
aT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인해 분유 매출이 꾸준히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연간 출생아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4년 43만5000명에서 2018년 32만7000명으로 24.8% 감소했으며, 2019년 잠정치는 30만3000명이다.
저출산에 따른 매출 감소에 대응해 분유업계는 식사 대용으로 가능한 '어른용 분유', 스포츠를 즐기는 2030을 겨냥한 '프로틴 분유', 우유 알레르기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아이를 위한 '콩 분유'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유기농 분유와 환경을 해치지 않는 제품으로 만든 포장 용기도 등장했다.
◆영유아식 시장도 '간편식'이 잡았다
전세계 유일한 출산율 '0명'대 (2019년 0.97명) 국가인 한국의 조제 분유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 복합적인 이유로 영유아식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간편 이유식 시장은 올해 17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전년 1350억원에서 25.9% 늘어났으며, 2015년 680억원에서 5년 사이 3배 가까이 커졌다. 간편 영유아식이란 미음·퓌레·유아간식 등 손쉽게 아이를 먹일 수 있는 각종 식품을 가리킨다.
특히 올해엔 간편 이유식 시장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19로 볼륨이 커진 가정간편식(HMR)과 함께 덩달아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조제분유 시장 규모가 2015년 4460억원에서 올해 3천670억원으로 17.7% 감소한 반면, 간편 영유아식 시장은 같은 기간 680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150% 커졌다. 심지어 5년 뒤인 2025년에는 간편 영유아식이 3330억원, 조제분유가 3230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낮아지는 출산율에도 불구하고 간편 이유식 시장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부모 소비자의 성향과 맞물려 HMR 시장이 급성장한 것과 같은 흐름을 보인다"며 "식재료를 따로 구입해 직접 만드는 것 보다 완성된 이유식을 구매하는 것이 다양성과 경제적인 면에서 젊은 엄마 아빠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식품기술의 발달로 간편 이유식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간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간편 영유아식이 인기를 끌자, 업계에서는 다양한 제품과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남양 유업의 영양맞춤 이유식 케어비는 유전자 분석키트 반값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완제품은 실온 보관이 가능하고 휴대가 간편한 파우치형이 주목받고 있고, 반찬류는 영유아에서 어린이 시장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aT는 분석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현대그린푸드는 13일 아동 전용 케어푸드 '그리팅 키즈'를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 육아가 장기화 되면서 아이에게 다양하고 품질 좋은 식사를 제공하고 싶지만, 육아에 지친 부모의 심리도 반영되어 간편 영유아식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