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배터리…LG·삼성·SK '1·4·6위'
-코나EV 등 잇따른 화재…"배터리, 원인 맞나?"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산업이 잇따른 전기차 화재에 발목을 잡혔지만, 아직 배터리를 원인으로 지목하기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에서는 배터리를 원동력으로 하는 전기차에서 연일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그 가운데 전 세계 배터리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자사 제품이 탑재된 전기차의 화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전기차 화재의 유력한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K-배터리'의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은 15.9GWh로, 동기 전기차 배터리 총량(64.7GWh)의 24.6%를 차지해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6.3%와 4.2%의 점유율을 차지해 4위와 6위를 기록했다. 한국 3사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만 모두 35.1%로, 전년 동기(16.2%)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며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K-배터리'는 전기차 화재로 인해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현대차의 코나는 국내 10건, 해외 4건 등 총 14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지난 8일 결국 7만 7000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시정조치)을 결정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해당 화재 사건 3건을 조사 중이며, BMW와 포드는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종에 대해 리콜을 하기로 했다. 현대차 코나와 GM 볼트에는 LG화학, BMW의 PHEV와 포드의 쿠가 PHEV에는 삼성SDI의 배터리가 공급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도 지난 8일 "차량 충전 완료 후 코나 전기차에서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전기차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를 유력한 후보로 꼽은 바 있다.
이 같은 전기차 화재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서도 발생했다. 앞서 지난 5월과 8월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은 당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중국 완성차 업체 광저우기차(GAC)의 '아이온 S' 모델에서 총 3건의 불이 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전기차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를 지목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터리가 화재 원인으로 꼽히는 배경에는 전기차 내에서 열이 나는 곳이 배터리밖에 없고, 불이 시작된 발화 지점이 배터리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자리한다. 하지만 최초의 발화 지점과 화재의 근본 원인을 구분해서 봐야 하며, 이러한 전제 아래 화재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화재 원인은 다양하다. 불이 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부분은 배터리가 맞다. 하지만 지금 배터리가 문제라고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화재 시작점과 발화 원인을 완전히 따로 두고 분석을 시작해야 한다. 배터리가 화재의 시작인 경우, 배터리가 원인이라는 것으로 아주 단순화되고 있지만, 별도로 화재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화재의 시작이 배터리일 때, 그 원인을 배터리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완성차 업체들도 예상치 못한 전기차 화재가 계속 일어나면서, 리콜 실시 등에 따른 금전적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화재 원인이 무엇으로 밝혀지느냐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의 리콜 비용 분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에서도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배터리만의 문제인지 혹은 배터리 패킹이나 관리의 문제인지 등 굉장히 복잡한 부분이 끼어 있기 때문"이라면서 "배터리 문제일 수도 있으나, 명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된 것이 아니다. 완성차 업체도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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