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주택 공급 정책과 지역 불균형 발전에 일조해 집값 폭등 문제를 일으킨 서울시가 국정감사에서 호되게 질책받았다.
여당 의원들은 20일 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감에서 임대가구에 대한 차별을 방관해 '임대 거지'라는 신조어를 탄생케 하고 부자 동네에 교통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설치해 지역 격차를 심화시킨 시에 책임을 물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재건축·재개발이 활성화되면 분양가구와 임대가구의 믹스가 좀 더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까지 서울시에서 소셜믹스 문제를 어떻게 고민해왔는지 모르겠지만, 문제가 있어보인다"고 꼬집었다.
문 의원은 마포구 메세나폴리스, 강남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성북구 보문파크뷰자이를 소셜믹스 정책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았다.
그는 "마포구 메세나폴리스는 1~7층까지 임대동이고 그 위는 분양동이다. 7층 이상은 엘리베이터로 갈 수 없게 돼 있다. 강남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의 경우 임대동은 앞에 상가처럼 저층으로 나와 있고 색깔도 다르다"면서 "성북구 보문파크뷰자이는 임대동과 분양동 사이에 장벽이 있는데 이게 소셜믹스냐"고 질타했다.
문제는 임대동에 대한 구분 짓기와 차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문 의원은 올해 6월 동대문구 용두동에 분양한 래미안 엘리니티 배치도, 조감도를 국감장 화면에 띄우고 서 권한대행에게 임대동이 어디냐고 물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201, 202동이다"고 답했다.
문 의원은 "맞다. 누구나 임대동이 어딘지 쉽게 알 수 있다"면서 "임대동은 왼쪽에 도로를 사이를 두고 건너편에 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단 두 동을 도로로 차단을 시키고 시니어 클럽이나 주민공동시설 등 공용시설 사용을 어렵게 해놨다. 이게 서울시가 추구하는 소셜믹스가 맞냐"고 따졌다.
서 권한대행은 "바람직한 소셜믹스의 형태는 아니"라면서 "동대문구 래미안 엘리니티는 2008년 10월에 건축위원회를 통과했는데 당시에는 소셜믹스에 대한 기준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문 의원은 "그런데 당시에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이런 식의 배치는 문제가 있다.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문제제기를 했다"며 "서울시는 소셜믹스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없어 보인다"고 일갈했다.
서 권한대행은 "그래서 저희들이 금년 9월에 공공임대주택 사용 혼합 기준을 만들었다"면서 "공공임대주택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인식전환을 위한 철학을 정립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장경태 의원은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과 강북권(강북·도봉·중랑·서대문구)의 교통 격차를 비교하며 지하철·도로 인프라 차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강남권의 경우 지하철 역사수 79개, 엘리베이터수 265개, 에스컬레이터수 713개로 강북권보다 각각 2.9배, 3배, 5.6배 많았다.
또 강남권은 지하철 전체 노선 길이 113.9km, 1~9호선 길이는 91.8km로 강북권 대비 각각 2.2배, 3.2배 길었다.
강남권은 지하철 기반시설뿐만 아니라 도로 구축 상태도 우수했다. 폭이 40m 이상인 광로의 도로 길이가 강남권은 9만5805m(전체 대비 비율 6.5%), 도로 면적은 462만9827㎡(〃24%)인데 비해 강북권은 각각 1만1817m(〃1%), 47만2870㎡(〃4.8%)에 그쳤다.
즉 강남권은 강북권과 비교해 광로 길이가 8.1배(〃6.2%) 길고, 면적이 9.8배(〃5%) 넓다는 뜻이다.
장 의원은 "기본적인 (지하철)역의 차이도 있겠지만,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등의 편의시설 격차도 매우 크다. 노선 길이라든지 도로의 면적당 길이로 따지면 8배에서 10배까지 차이 났다"면서 "중랑구와 강북구엔 넓은 대로(광로)가 1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 문제 해결은 주택(공급)으로도 가능하겠지만 교통 격차 해소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강북도 강남만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 권한대행은 "그래서 저희들도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야당 의원들은 고도제한, 용적률 등 건축법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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