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발표될 것으로 전망됐던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영업비밀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 일정이 또다시 미뤄지면서, 양사 간 '배터리 전쟁'이 더 장기화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진행 중인 영업비밀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을 26일(현지 시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한국 시각으로는 27일 새벽 국내에 결과가 알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국제무역위원회는 다시 한번 최종 판결 일정을 오는 12월 10일(현지 시간)로 연기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당초 10월 5일(현지 시간)로 예정됐던 최종 판결 일정을 10월 26일(현지 시간)로 미룬 데 이어 재차 연기한 것이다. ITC는 이번에도 판결일을 연기한 배경이나 사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4월 LG화학은 2017년부터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됐다며, SK이노베이션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LG화학은 당시 국제무역위원회에 SK이노베이션의 셀, 팩, 샘플 등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의 전지 사업 미국 법인 소재지인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국제무역위원회는 지난 2월 조기 패소 예비결정을 내렸고, SK이노베이션이 이의제기하며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날 ITC는 재검토에 따른 최종 판결을 하기로 했다.
결국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최종 판결을 미루면서, 이 같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전쟁'은 장기화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여파도 있겠지만, '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배터리 사업 관련 판결이 미국 내 미칠 파장에 ITC가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판결을 연기할 수는 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두 달 넘게 미루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 3월 이후 현재까지 ITC가 직접 최종 판결 일정을 연장한 사례는 총 14건이다. 그 가운데 2번 이상 일정을 연기한 사례는 8건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양사는 모두 현재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LG화학은 이미 미시간주에 홀랜드 공장을 10년째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말에는 GM(제너럴 모터스)과 오하이오주에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2조7000억원 규모의 계약도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3조원가량을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 1·2공장을 짓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폭스바겐에 해당 공장의 생산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날 "ITC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해 나갈 것이다. 더불어 경쟁사가 진정성을 갖고, 소송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도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알 수 없으나, ITC 위원회가 앞서 1차로 21일 연기한 데 이어 추가로 45일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사실로 비춰, 위원회가 본 사건의 쟁점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연기로 소송절차가 더 길어지게 됐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갈 것이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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