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통해 KT가 열고 있는 '텔레뮤지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대한민국 135년 통신역사를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처음 우리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 전달되는 순간부터 과거 사료들까지 최신 기술을 적용해 360도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하는 시선으로 전시 공간을 상하좌우로 회전해 체험할 수 있고, 공중전화, 삐삐 등 추억의 통신 기기들도 볼 수 있어 재밌게 들여다 봤다.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은 추억을 공유하는 것 뿐 아니라 과거에 대한 자각과 발전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배우는 일을 것이다. 특히 기술에 대한 역사와 발전 과정을 되돌아보는 일은 미래 기술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135년의 통신 역사를 지니고,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라는 쾌거를 가지고 5G 1000만 가입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유구한 통신역사를 기록하고 연구하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매년 기념식을 열고 정보통신 발전 공로자에게 포상하는 등 화려한 행사를 열고 있지만, 일상에서 일반인들이나 정보통신 관련 종사자들이 역사를 되짚어 볼 만한 오프라인 전시관은 전무하다.
우리나라의 사회간접자본(SOC) 중 철도, 등대, 항공, 전기, 석탄 등 건설교통이나 산업자원의 경우 박물관이 갖춰져 있다는 것을 되짚어 보면, 정보통신 역사는 홀대받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최근 기자가 만난 김부중 정보통신역사학회장은 유럽 스웨덴의 통신박물관을 방문했을 때를 기억나는 순간으로 꼽았다. 한 할아버지가 손주를 데리고 박물관에서 정보통신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한 세대가 바뀌면, 아직은 익숙한 삐삐나 공중전화, 텔렉스 등은 누가 설명해줄 수 있을까. 박물관이 있으면 과거 정보통신 종사자들뿐 아니라 미래의 정보통신 종사자들 또한 새로운 꿈을 가지는 일이 쉬울 것이다. 온라인도 좋지만, 오프라인 박물관에서 보는 역사의 '아우라'가 더 생생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보통신은 기술적인 부분이 많아 쌓여있는 과거 사료들을 정리하는 일도 설명서를 만드는 일도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창고에 쌓여있는 사료들에 하나씩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빛을 발하게 하는 일이 시급하다.
서울 세종로공원에는 정보통신발상지 기념탑이 있다. 이 자리는 대한제국 시절부터 한성전보사, 광화문전화국 등이 자리한 'IT발상지'이기도 하다. 이 기념탑 또한 몇년 전 이전의 위기에 처해진 바 있다.
'ICT 강국'이라는 화려한 간판도 중요하지만, 이를 가능케 했던 유구한 역사를 존중하고 보존해야 더욱 내실있고 탄탄한 미래 역사를 만들어낼 것이다. 일반 국민들도 쉽게 찾고 배울 수 있는 정보통신 박물관이 개관돼 진정한 'ICT 강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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