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실적 내리막…단기차입금 3651억 원
재무요건 악화로 코스닥소속부 '중견기업부'로 하향
하림그룹의 핵심 계열사 하림의 재무안정성이 적색 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실적 내림세로 적자인 상황에서도 대규모 시설 투자 등을 단행하면서 하림의 단기차입금이 증가했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하림은 사모채 시장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여전히 단기차입금 비중은 높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하림의 부채총계는 5772억 원이며, 부채비율은 237.5%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3795억 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액은 401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1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2억 원, 당기순이익은 -112억 원으로 적자가 늘었다.
하림의 실적은 2017년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하림의 매출액은 2017년 8,673억 원에서 2018년 8,286억 원, 2019년 8,059억 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22억 원에서 -121억 원, -399억 원으로 적자전환 했고, 영업이익도 181억 원에서 지난해 434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하림의 실적 악화에는 주 사업인 육계부문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저임금 인상, 경기불황 등으로 프랜차이즈 증가세 및 소비는 둔화했다. 반면 수입산 닭고기 증가 등으로 육계 공급과잉이 장기화하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하림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북 익산에 스마트팩토리를 건설하면서 2,6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공교롭게 이때부터 실적 하락세가 동반됐고,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문제는 육계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폭락 현상이 2018년부터 본격화됐음에도 하림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전북 익산 스마트팩토리에 2,600억 원을 막대한 투자를 불사했다.
최근 3년(2017~2019년)간 순이익이 적자인 상황에서 스마트팩토리에 거금을 투자하다 보니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하림의 총차입금 규모가 2017년 2128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4329억 원으로 2년 새 103.4%나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01.4%로 같은 기간 100%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단기차입금을 조달해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는 돌려막기로 지탱하면서 부채비율도 220.9%로 작년 말보다 19.5%포인트 높아졌다.
결국, 지난 5월에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소속 분류가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강등됐다. 거래소는 기업규모와 재무요건 등을 따져 소속부를 선정하는데 우량기업부에 속하기 위한 필수 요건 중 3년간 순이익 평균이 30억 원 이상이어야 하는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우량기업부 소속일 경우 대출 발생 공시 때 자금 확인을 거치지 않아도 되던 사전확인 면제법인 자격을 잃은 동시에 대외신임도에도 흠결까지 생겼다.
실적과 재무건전성 전반이 악화한 상황에도 하림은 경영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차입금 증가와 재무건전성은 문제 될 내용이 아니다"라면서 "실적은 줄어든 내수시장과 육계가격 하락에서 오는 구조적인 문제다. 육계값이 안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하나하나 특별히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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