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당초 아시아나와 이스타항공 M&A(인수 합병)에 뛰어들었던 제주항공도 LCC 업계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대한항공은 이미 실사단 구성을 마무리했고, 이르면 내주부터 약 두 달간 아시아나에 대한 서류 및 현장 등의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서류 실사를 하고, 추후 필요에 따라 대면 인터뷰나 현장 실사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아시아나 인수 절차가 본격화함에 따라 향후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LCC(저비용항공사)도 통합될 예정이다. 앞서 아시아나의 채권단 산업은행은 지난 16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추진 관련 온라인 브리핑에서 "한진 측에서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등 3사를 단계적으로 통합할 것이다. 단순화 중복 노선 통합 등 운영 효율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각각 진에어, 에어서울·에어부산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3사가 통합하게 될 경우, LCC 업계에 구조재편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 수 기준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LCC 시장 점유율은 약 40%를 웃돌기 때문이다. 다른 저비용항공사 대비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우세한 '메가 LCC'가 탄생해,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현 국내 항공시장에서 다른 항공사가 경쟁에서 밀려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LCC는 앞선 3사를 비롯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플라이강원 등 7곳에 달한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경쟁력을 높이려 했던 제주항공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제주항공은 앞서 항공업계 매물로 나왔던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양사의 인수전에 전부 참여했다. 동종업계간 M&A(인수 합병)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게 주요 취지였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아시아나 M&A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있어 HDC현대산업개발에 밀렸다. 이스타항공과의 딜에서는 제주항공이 지난 7월 코로나 여파 등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주식매매계약(SPA) 해제를 선언하며 딜이 무산됐다. 동종업계간 인수 합병을 통해 LCC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려 했던 당초 제주항공의 계획이 틀어지게 된 것이다.
제주항공은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통합 LCC가 공식 출범하게 될 경우, 시장 점유율 약 29%(지난해 기준)로 업계 2위로 주저앉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만큼, 메가 LCC의 탄생은 제주항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제주항공은 올 3분기 영업손실 69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여섯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LCC 통합 3사가 출범하면 아시아권에서 2위가 된다. 그래서 제주항공이 위기감을 느낄 것이다. 제주항공의 지난 몇 년간 기조를 보면, 대한항공·아시아나가 얘기하는 규모의 경제에 있어 제주항공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최근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던 것"이라며 "물론 현재 재무적으로 어렵지만, 그런 방향성 등에 대해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또다시 코로나19가 회복되는 시점에 몸집 불리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LCC 업계에서 양자 구도가 되게끔, 통합 3사뿐 아니라 제주항공을 통한 재편이 예상된다.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동참할 것 같다"며 "미국의 사례를 봐도, 한번 항공업계 내에서 M&A가 일어나게 되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결국 제주항공도 M&A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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