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비자는 고래싸움에 등 터지고 싶지 않다
라이벌.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는 서로 겨루는 맞수.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 속 수많은 라이벌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며 세상과 삶의 질을 발전시킨다. 최근과 같은 불황 속 국내 경쟁업체들은 카피제품을 선보이며 장기간 상대업체의 연구개발 노력을 허투루 만들기도 하지만, 소비자에게 다양한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택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된 걸까. 최근 라이벌사(社) 사이에서 부도덕함을 넘어선 불법적인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치킨업계 경쟁사인 BBQ와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bhc 회장이 BBQ의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 자료를 들여다본 혐의로 지난 17일 재판에 넘겨졌다. bhc측은 BBQ와 진행 중이던 국제 중재소송에 관한 서류들을 열람함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BBQ 광고대행사가 bhc기업에 대한 악성글을 인터넷에 게시하다 고소됐고, 광고대행사 대표가 벌금 1천 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 번 퍼진 식품회사 이슈는 웃고 넘기기에는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 우지파동. 90년대생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국내 식품시장 최대 흑역사다. 1997년 대법원에서 무혐의로 판결 났지만 한 번 타격을 입은 라면브랜드의 인기는 급격히 꺾였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소비자 사이에서 라면 및 가공식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양산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당시 사건과 관계없던 경쟁업체들 브랜드 이미지마저 여전히 갉아먹고 있다.
기업의 목적은 영리다. 하지만 영리를 위해서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묵인할 수는 없다. 이젠 영리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ESG(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를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선택이 아닌 새로운 규칙이 됐다. 매출이 소비자의 선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유통기업은, 대체재가 넘쳐나는 식음료 기업은 특히 그렇다. 경쟁에 매몰돼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멈추길 바란다. 소비자는 도덕적인 기업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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