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올해 미국 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시장·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팬데믹 속에서도 김치와 라면이라는 쌍두마차가 K-푸드로 인기를 끌면서 해외 부문 매출은 견인했다. 이에 식품업계는 성장이 주춤한 내수 시장 대신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매출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한국의 농식품 해외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연간 누계 기준(잠정)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75억7000만달러(8조2664억원)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갱신한 데는 미국 시장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미국에 수출된 한국 농식품 규모는 12억1000만 달러(1조3213억원)로 38.0%나 급증했고, 중국(11억3810만달러)을 제치며 농식품 수출국 규모 2위에 올랐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올해 상반기 미국 현지에서 김치공장 첫 가동을 시작한다. 지난 2019년 K-푸드 공략을 위해 미국에 김치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지낸해에는 유상증자로 미국 법인(DSF DE, INC)에 130억원을 지원했다. 이곳에선 김치를 중심으로 고추장 등을 생산한다.
대상은 미국 김치공장 가동을 통해 현지 맞춤형 김치를 생산할 예정이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법인은 투자 성과를 확대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생산·판매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사업 확대 강화를 강조했다.
발효식품인 김치는 미국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발효식품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김치 수출액이 1억3152만달러(1086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억499만달러)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일본(7110만 달러)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김치 시장이다. 대상의 종가집 김치는 대미 김치 수출 액 중 40% 이상을 담당한다.
1위 대상에 이어 김치 수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는 지난해 미주지역에서 수출량이 전년 대비 약 50% 성장률을 보였다.
사실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주력 무기는 '비비고 만두'다. 지난해 비비고 만두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글로벌 매출이 63%에 달하며, 미국 매출은 4200억원으로 한국(3600억원)보다 많아졌다.
CJ제일제당은 가장 많은 매출이 일어나는 미국 전역에 뻗어 있는 냉동 피자업체인 슈완스의 강력한 유통망을 통해 비비고 만두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슈완스와 협업을 통해 한식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비비고 왕교자'와 같이 해외에서도 통할만한 혁신적인 대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미국 내 CJ제일제당 만두 매출이 안정 궤도에 진입하면서 다른 제품군에 마케팅을 집중할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영화 기생충 효과를 크게 본 농심도 올 하반기 2억달러를 투입한 미국 제2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에서 월마트 입점을 시작으로 코스트코 등 주요 유통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농심은 미국 제2공장을 통해 앞으로 늘어난 북미 수요 뿐 아니라 신시장으로 꼽히는 남미로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NYT의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에 실린 '최고의 인스턴트 라면' 기사에서 농심 신라면블랙은 기자와 전문가들이 선정한 '전 세계 베스트 11라면' 중 1위를 차지하며 미국 내 인기를 증명한 바 있다.
박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틀을 마련하자"며 "미국 제 2공장의 설립 완료와 안정적인 가동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기존 주력 국가로 삼아왔던 삼양식품도 미국 진출에 나섰다. 월마트·코스트코 등 주류 시장 진입을 늘리며 미국 내 유통 채널 확대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수출국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8.4% 늘어난 5억4972만달러(600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한 해 수출액 전체을 뛰어넘는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특히 이 중 대미 수출액은 8230만달러(898억원)로 전년 대비 53.7%나 급증했다.
한류, 국내 식품업체들의 미국 상륙은 장기보관이 가능한 편의성,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의 판촉·홍보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의 홍보 효과도 한국 라면 인지도의 미국 내 확산에 지대한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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