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의 쉬운 경제] 금융투자 치킨게임 ③
"지금 청년들의 평균수명은 120세 이상 될 것이다"는 예고는 은퇴 후 대략 50년 내외의 생활자금을 마련하려면 꾸준한 저축과 효율적 관리가 미리부터 필요하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과거와 달리 길고 긴 노후를 스스로 부양해야 하므로 우물쭈물하다가는 인생 '최후의 불행'인 노후빈곤과 마주쳐야 한다. 꾸준히 저축을 이어가야지, 단번에 큰돈을 거머쥐려는 욕심을 내다가는 자칫 수렁에서 빠지기가 쉽다.
당해 자산의 내재가치(intrinsic value)를 계산하고 시장의 흐름을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야만 차근차근 자산을 관리하고 증식시킬 수 있다. 쉴 새 없이 변동하는 금융시장에서 어떤 자산의 가격이 갑자기 쏠림현상을 보이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은 평정심을 잃고 흔들리기 쉽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탐욕과 두려움'이 교차하기 마련이어서 가격이 오를 때는 더 오를 것만 같고, 내릴 때는 더 내릴 것 같은 편향심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다보면 살 때와 팔 때를 거꾸로 하다가 이중으로 낭패 당하게 된다.
내재가치를 계산하지 않고, 시장심리에 좌우되어 투자가 아닌 도박이나 다름없는 치킨게임에 빠져들다가는 허둥지둥하다 낭패당하기 마련이다. 내재가치가 높은 상품을 고른 다음 제 자리를 찾아갈 때를 유연하게 기다리는 여유로운 자세를 가지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치킨게임에 스스로 말려들 까닭이 없다. 저평가된 자산을 골라잡아 미래가치가 높아질 상품을 선택할 기회는 자연히 늘어난다. 남을 따라 집단본능(herd instinct)에 좌우되기 쉬운 치킨게임에서는 열 번을 이기다가도 단 한 번의 패배가 삶을 진창으로 몰아넣는다. 유명 도박사들 대부분이 노후빈곤에 시달리거나 흔적 없이 사라지는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미래 주가가 상승 또는 하락할 것으로 단정하고 뛰어드는 신용매수, 공매도 게임은 위험부담능력이 충분해야만 충격을 피할 수 있다. 상승 또는 하락할 요인이 크다 하더라도 상호의존 관계가 높은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는 뜻밖의 변수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친선 카드게임에서는 죄다 털리더라도 개평이라도 나눠주니 차비라도 얻어 귀가할 수 있지만 주식시장 치킨게임에서 패하면 남는 것이 없거나 오히려 빚을 걸머질 위험을 각오하여야 한다.
수입의 많고 적음을 떠나 꾸준하고 효율적 금융자산관리가 현재는 물론 여유 있는 미래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고령사회가 길어질수록 열심히 일하는 것 못지않게 금리·주가·환율의 결정 원리와 변동 과정을 이해하고 습득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장기간의 노후생활을 경제적 어려움 없이 지내려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공짜로 얻은 큰돈이 행복의 원천이기보다는 결국에는 불행의 직간접적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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